트럼프 귀띔, 이스라엘 수도 인정…종교전쟁 일촉즉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주변국에 전했다고 5일 로이터와 AFP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살만 사우디 국왕,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 주변 4개국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밝혔다.

압바스 수반의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압바스 수반에게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은, 예루살렘을 수도라고 주장하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중동 지역 전체와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최종 지위 협상에서 예루살렘 문제가 결정돼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오랜 외교적 입장을 뒤바꾸는 것일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타협이 불가능한 종교 문제까지 개입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랍권의 극렬 반방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할 것 같다며 다만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작업은 6개월 뒤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