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러시아 3색기, 그리고 이번엔 오륜기?

[뉴스인뉴스]

IOC, 러시아 평창 출전 금지, 개인 자격 참가 가능
3개 다른 국기 달고 출전 올림픽 역사서 드문 사례
'露선 영웅, 韓선 배신자'…최종 결정에 시선 집중


쇼트트랙 천재'빅토르 안(32·러시아·한국명 안현수)은 과연 가슴에 3가지 서로 다른 국기를 달 수 있을까.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 때는 한국 국가대표 안현수로, 태극기를 달았다. 2014 소치올림픽에선 러시아 국가대표 빅토르 안으로, 트리콜로르를 달았다. 그리고 2018 평창올림픽. 또다른 오륜기를 달게 될지, 아니면 NO 메달로 꿈을 접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는 지난 6일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단, 도핑테스트를 거쳐 문제가 없는 선수에 한해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했다. 이어 다음날인 7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수들이 원해서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다면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길이 열리고 빅트로 안도 참가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만약에 그가 개인자격으로 참가를 결정한다면 이번엔 그 어느 나라도 대표하지 못한 채, 올림픽 참가 선수로 분류돼 오륜기를 달게 된다. 세 차례 올림픽에서 모두 다른 국기를 가슴에 다는 건, 올림픽 122년 역사에서도 드문 경우다.

평창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의 경우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명칭으로 출전한다. 이들은 러시아 국가명과 국기가 박힌 유니폼 대신 'OAR'과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이들이 금메달을 따면 시상식장에는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가 오르고,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메달 기록에도 러시아는 '0'으로 남는다.

사실 '국가대표'로서 빅토르 안의 운명은 기구한 면이 있다. 2006 토리노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며 '쇼트트랙 제왕'에 등극했다. 그로부터 4년 뒤, 정상급 실력은 변함없었지만, 파벌싸움과 무릎 부상이 겹쳐 2010 밴쿠버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인 성남시청 빙상 팀이 해체됐다.

그러자 빅토르 안은 2011년 러시아 행을 결심했다. 그는 러시아 국적을 얻어도 한국 국적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국적법은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 시민권을 얻으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러시아빙상경기연맹은 풍족한 지원과 은퇴 후 진로 보장까지 약속했다. 그리고 그는 2014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새 조국'러시아에 안겼다.

러시아인들은 빅토르 안을 '영웅'이라 불렀지만, 일부 한국인들은 그에게 '조국을 등진 배신자'라며 손가락질을 하기도했다. 그래서 그에겐 이번 평창 올림픽의 의미가 더 크다.

그러나 개인 자격으로라도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그는 하루 만에 입을 닫았다.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과 함께 전지훈련 중인 빅토르 안은 한국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과연 빅토르 안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