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화제]

테네시 여성, 25년 지난 냉동 배아로 딸 출산 성공…세계 최장 기록

'엄마보다 한 살 적은 딸이 태어났다?' 배아 기준으로 나이를 센다면 이런 일은 현실이 됐다.

CNN은 20일 테네시주의 불임 부부인 벤저민 깁슨 씨(33·사진 왼쪽)와 티나 깁슨 씨(26)가 25년 된 배아를 기증받아 지난달 25일 키 50.8㎝, 몸무게 2.94㎏의 건강한 여아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배아의 보관 기간을 정부에 보고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확실치는 않지만, 에마로 이름 붙여진 아이는 출생에 성공한 가장 오래된 배아일 가능성이 높다. 그간 당국에 파악된 출생 배아의 최장 보관기간은 20년이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에마는 1992년 10월 14일 미국 국립배아기증센터에서 수정 뒤 배아로 냉동 보관됐다. 25년이 지난 올해 11월 태어났으니 냉동되지 않고 세상에 나왔다면 올해 25세가 된다. 엄마 티나 씨와는 한 살 차이인 셈이다.

티나는 국립배아기증센터(NEDC)로부터 배아가 25년 전에 냉동됐다는 사실을 처음 듣고 놀랐다고 밝혔다. 티나는 "그 때(이식했을 때) 내가 겨우 25살이었다. 이 배아와 내가 친구일 수도 있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7년 전 결혼했지만 남편 벤저민이 낭성 섬유증을 앓고 있어 자연임신이 어려웠던 부부는 "감사하고 축복받은 것 같다. 신이 주신 소중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세계 최장 기록이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배아 이식을 담당했던 NEDC의 캐럴 서머펠트 배아관리실장은 같은 여성이 기증한 3개의 배아를 해동해 티나의 자궁에 이식했으며 이 중에 하나만 살아남아 착상됐다고 밝혔다.

'스노베이비'(snow baby)라고도 부르는 이 냉동 배아의 착상률은 원래 25~30% 수준이다.

통상 난임 부부가 임신에 성공한 뒤 나중을 위해 보관해두는 배아는 가족계획에 따라 더 필요가 없어지면 이처럼 다른 부부를 위해 기증하기도 한다.

그러나 배아 이식을 받으려면 미 식품의약청(FDA)의 적합성 기준 등에 부합해야 한다. 또 1만2천500달러 미만인 이식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