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서비스부터 물류 운송까지 블루칼라業 급속 대체…"美 일자리 38% 사라질 수도"

[이슈진단]

무인화 바람 전방위로…올해 '무인 노동'의 원년
"저소득층 직업 집중적 빼앗아, 실직자 양산 전망"

◇월마트 '캐시360'기계 충격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 매장에는 '캐쉬 360'이라는 기계가 설치돼 있다. 이 기계는 매일 매장에서 오가는 매출 전표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계다. 1초당 8개의 영수증을 처리하고, 1분당 3000개의 동전을 셀 수 있다. 이를 통해 하루에 매출이 얼마나 발생했고, 현금 거래는 얼마였는지 자동으로 계산한다. 또 소프트웨어를 통해 매일 매장에 필요한 현금이 얼마인지도 예측한다.

캐시360이 하는 업무는 1~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월마트 직원들이 맡았다. 하지만 IT(정보기술) 발전과 함께 기계가 현장에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수천 명의 직원 업무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각종 산업 현장에서 로봇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무인화(無人化)가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임금 수준은 낮지만,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블루칼라 업종인 유통·운수·건설업 분야에서 로봇에 의한 일자리 대체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8년은 무인화(無人化) 열풍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매출 전표를 처리했던 월마트 직원들은 현재 마트 입구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를 한다. 하지만 미 유통업체들은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도 곧 로봇으로 바꿔나갈 채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월마트는 계산대에 얼굴 인식 기계를 도입해 고객이 쇼핑에 만족했는지 여부를 자동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인간의 감정이나 속내를 살피는 일까지 기계가 대체하는 것이다.

◇인간 일자리 45% 로봇 대체

쇼핑을 마치고 계산할 때도 점원의 역할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세이프웨이·타깃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고객이 직접 물건 바코드를 찍고 카드 결제까지 하는 무인 계산대를 설치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현재 시애틀에서 완전한 무인 매장인 '아마존 고'를 시험하고 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JD닷컴도 중국 전역에 무인 편의점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의 무인화 바람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고 있는 것이다.

미국 산업계와 노동계 전문가들은 로봇과 AI에 의한 무인화가 미국의 일자리 공동화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유통과 운수 분야다. 현재 유통·운수 분야에는 약 2000만명의 미국인이 종사하고 있다. 미국 한 가구당 구성원이 평균 2.58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략 미국 인구(3억2600만명)의 15%가량인 5000만명이 유통·운수 분야에 의존하는 셈이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시간당 임금이 15달러 수준으로 저소득층에 속한다. 무인화가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집중적으로 빼앗아 가기 때문에 결국 빈부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 컨설팅 업체 PwC는 자동화로 인해 미국 전역의 일자리 중 38%가 없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현재의 기술력으로도 인간의 일자리 중 45%가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