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에'가짜 대학'설립
'템플턴대학교'이사장 등 입건…199명 17억원 뜯겨

캘리포니아에 정체불명의 '유령 대학'을 설립하고 한국에서 학위 장사를 통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미국대학 학위라는 '스펙' 유혹에 넘어간 199명의 한국인 학생에게서 학비 명목으로 17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서초경찰서는'템플턴대학교'(Templeton University) 이사장 김모(45)씨를 사기 및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경영학부 학장 박모(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5년 5월 템플턴 대학라는 이름의 일반회사를 캘리포니아에 법인 등록했다. 하지만 학교 인가는 받지 않았다.

이들은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으면 학위를 받을 수 있고, 한국내 4년제 대학 학사 편입과 대학원 진학도 가능하다. 유학 비자를 받으면 미국 현지에서도 공부할 수 있다"고 속여 학생을 모집했다.

학사 과정은 2년, 석사 과정은 1년 3개월, 박사 과정은 1년 9개월 만에 이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방학 없이 빠르게 학위를 취득하는 '집중 이수제'와 '1년 4학기제' 등을 집중 홍보했다. 돈을 더 많이 낸 학생에게 조기에 졸업장을 수여한 것이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템플턴대는 대학이 아닌 가짜 학교로, 학위도 아무 효력이 없는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

경찰은 2016년 중반 사건을 인지하고 2년 가까이 수사한 끝에 김 이사장 등을 검거했다. 피의자들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부랴부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교회 건물을 매입하고 대학 상징물을 세운 뒤 "템플턴대는 실체가 있는 대학"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 경찰은 같은 이름의 대학교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첩보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