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화제]


전통의상 패턴·워킹 슈즈 등'도용'에 권리 주장
루이뷔통, 캘빈 클라인 등 너도나도 멋대로 사용
'지식재산권'받아내기 캠페인, 연 1000만불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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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와 탄자니아에 사는 마사이족(族) 180만여 명이 뿔났다. 울긋불긋한 구슬, 원피스와 수영복, 마사이 워킹 슈즈, 가죽신 등 해외 유명 업체들이 만드는 연간 수십억달러어치의 '마사이' 제품 때문이다. 이 제품들에 자기 부족 이름이 '도용(盜用)'됐지만, 정작 이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낸 그들이 받는 돈은 전혀 없다. 부족민의 80%는 빈곤선 아래에서 산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의 가장 유명한 '마사이 도용' 논란 사례는 2012년 패션 기업 루이뷔통의 봄·여름 컬렉션이 선보인 모자와 셔츠, 스카프였다. 이 제품 디자인은 마사이의 전신(全身)을 두르는 붉은색과 푸른색 담요 '슈카'를 연상케 했다.

신문에 다르면 이런 예는 수없이 많다. 마사이족이 자연상태의 울퉁불퉁한 땅을 맨발로 걷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스위스의 한 기업이 만든 신발은 '마사이 베어풋(barefoot) 테크놀로지(MBT)'라는 이름으로 20여 나라에서 팔린다. MBT는 현재 싱가포르 기업이 인수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워싱턴의 한 지식재산권 보호 단체의 조사를 토대로 "캘빈 클라인, 랄프로렌, 랜드로버, MBT 등 전 세계 1000여 기업이 '마사이풍(風)'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마사이족의 지식재산권은 전혀 인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마사이족은 수년 전부터 '마사이 지식재산권 이니셔티브(MIPI)'란 기구를 만들고,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고 '마사이'이름과 문화를 쓰는 기업에서 대략 5%의 사용료를 받아내 부족민에게 돌려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마사이 이니셔티브' 측은 지식재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연간 1000만~수억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