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 양극화 심화, 갈수록 최상위층에'富 쏠림'…억만장자 이틀에 한명꼴 늘어 총 2043명

국제구호개발기구 보고서

"지난 1년간 새로 창출된 돈의 82%
상위 1%의 부자들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세계 최상위 부자 42명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인 37억명의 재산과 맞먹는 부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2일 '부가 아닌 노동에 보상하라'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분배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경제적 보상이 점점 더 최상위층에 집중되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지난 1년간 새로 창출된 돈의 82%가 상위 1%의 부자들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반면 하위 50%의 임금 소득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실제로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2006∼2015년 연평균 13% 증가했지만 임금노동자의 연평균 임금 상승률은 2%에 불과했다. 또 2016년 3월부터 1년 동안 이틀에 1명꼴로 억만장자가 늘어 현재 그 숫자가 2043명이며, 이들의 자산은 같은 기간 7620억달러(약 814조8800억원) 늘었다.

임금 상승 속도도 차이가 났다. 10억달러 이상 자산가 재산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13%가량 증가했다. 일반 노동자 임금 인상 속도(2%)보다 6배 이상 빨랐다. 글로벌 의류 기업 자라의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이 받는 주식 배당금은 연간 13억유로(약 1조7043억원)였지만, 방글라데시의 재봉사가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으로 번 돈은 900달러(약 96만원)에 불과했다.

불평등이 세계적인 의제로 떠올랐음에도, 각국의 대응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2015년 유엔에서는 193개국 정상이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목표'에 서명하며, 불평등 종식을 위한 대책 마련에 뜻을 모았다. 그러나 이를 실제 정책으로 옮긴 국가들은 많지 않았다.

위니 비아니마 옥스팜 사무총장은 "부의 심각한 집중은 경제가 번성한다는 사인이 아니라 실패한다는 징후"라고 말했다. 그는 불평등 해소를 위한 해법으로 생활임금제 도입과 조세 회피에 대한 강력한 처벌, 사회복지 지출 확대 등을 제안했다. 남녀 임금격차 해소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억달러 이상의 자산가 2043명 중 90%가 남성이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남성과 여성이 동일한 노동기회를 얻고 동일한 임금을 받기까지 217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