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정하지 않은 박주선·주승용 의원 등 놓고 '통합신당'과 '민주평화당'간에 막판 설득전 치열

안철수 "이들을 잡아야 호남 기반 유지" 안간힘
민평당 "현재 17석, 20석은 돼야 국회서 교섭력"


국민의당 분당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국민의당 '중재파 5인방'의 거취를 놓고 통합 찬성세력이 주도하는 통합개혁신당(가칭)과 반대파가 주축이 된 민주평화당이 막판 설득전을 벌이고 있다. 중재파 5인방은 진로를 정하지 않은 박주선·김동철·주승용·황주홍·이용호 의원으로, 이들은 모두 호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안철수 대표와 김관영 사무총장은 29일 중재파 의원 중 박주선·김동철·주승용 의원과 오찬 회동을 하고 통합 신당에 합류할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함께했다.
반면 조배숙 민주평화당 창당추진위원장은 이날 신당 준비를 위한 회의에서 중재파를 향해 "'민주평화호'에 올라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민주평화당 창당파인 유성엽 의원은 따로 박주선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방문해 합류를 설득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중재파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들이 어느 곳을 선택하느냐가 두 신당의 입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통합에 반대하는 민주평화당 입장에선 최소 20명의 의원이 모여야 더불어민주당(121석)·정의당(6석)·민중당(1석)·무소속(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합쳐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149석)을 채우게 된다. 20석은 돼야 각종 입법과 정치 협상 등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교섭력이 커진다는 얘기다. 현재 민주평화당 동참 의원은 비례대표 3명을 포함해 17명이다.

반면 통합 찬성파 입장에선 호남 의원들의 대거 이탈로 김관영·권은희·송기석 의원 등을 제외하곤 국민의당에 호남 지역구 의석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중재파 호남 의원들을 붙잡아야만 호남 기반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배덕광 의원의 이날 사직으로 자유한국당이 117석으로 줄어들면서, 현재까지 통합개혁신당 합류 뜻을 밝힌 26명만으로는 역시 과반 재석(149석)을 채울 수 없게 됐다. 중재파가 합류해야만 안정적으로 정부·여당 견제를 위한 '캐스팅보터'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중재파는 안철수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통합개혁신당에 협조할 수 있다고 촉구하고 있으나 안 대표는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중재파 5인방은 '공동 행동'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균열 조짐도 보인다. 이날 안철수, 유승민 대표와의 오찬에 불참한 이용호 의원은 "안 대표에게 '민주평화당 발기인 대회(1월28일) 이전에 사퇴하라'는 것이었는데 이미 마감 시한이 지났다"며 "안 대표가 우리 뜻을 받아들인다는 전제로 공동 행동을 하기로 했는데 논란이 이어지니 중재파 안에서도 온도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개혁신당은 2월1일까지 통합 정당의 이름을 결정하고 2월13일 통합 전당대회라고 할 수 있는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기로 이날 결정했다. 이에 맞서 민주평화당은 5개 시·도당 창당대회를 2월1일 하기로 이날 확정했다. 이들은 2월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기로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