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그대로 놔두라
평화없는 통일은 허상"
청와대 "개인적인 발언"


문정인(사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29일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자신들의 체제를 선전하는 수단으로 쓴다는 비판이 많은데, 북한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두면 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전날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제대학원(PSIA) 초청특강에서 "우리가 더 크게 이 기회를 이용해 평창올림픽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 대통령 특보로서가 아닌 개인적 의견임을 분명하게 전제했다.

문 특보는 "한국 보수 야당들이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부르면서 집중포화하고 있는데 우리가 북한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북한이 예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북한이 정상적 국가로 인정받고 싶으면 정상적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올림픽 기간에 깨달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또 "문 대통령은 통일 자체가 목표라기보다 평화를 더 중요한 목표로 생각한다"며 "보수진영은 흡수통일을 주장하지만, 평화 없는 통일은 허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 군사적 움직임은 없어야 하며 북한의 레짐(체제)을 외부에서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특보의 발언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 발언"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 특보는 이전에도 사견임을 전제로 외교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여러 차례 개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