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해외 파송 한국 선교사 절반 이상 58% "노후 대책 없다"
63%"주거 대책 전무"…38%는 국민연금조차 가입안돼
'해외선교 강국'자부심 무색, 교계·선교단체 지원책 시급

▣은퇴후 어디 살고 싶으세요?
49% "한국서"
32% "선교지"
13% "자녀와"


한국교회는 전 세계 172개국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기관마다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현재 전체 선교사의 수는 2만80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단순 수치면에선 미국 등보다 뒤지지만 전체 기독교인 인구 대비 비율로 볼때는 전 세계서 상위권이다. 그만큼 한국은 해외선교의 선봉에 서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해외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 중 상당수가 은퇴 이후 노후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한국의 해외선교 강국의 이미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최근 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사무총장 김인선 장로)가 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대표 이대학 선교사)와 선교사 3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2%가 '은퇴 이후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37.5%는 국민연금조차 가입돼 있지 않았다.

설문 대상 선교사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지의 54개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체 응답자의 74.0%가 50대 이상, 75.0%는 사역 기간이 11년 넘는 중견 선교사였다. 설문은 모바일로 진행됐다.

은퇴 이후 의료에 대한 준비도 미흡했다. 응답자의 81.5%가 국민건강보험만 가입돼 있다고 했으며 18.5%는 이조차 가입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선교사중 절반이 훨씬 넘는 62.5%가 주거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17.3%만이'자기 소유의 집이 있다'고 했고, 16.1%는 '은퇴 이후에 부모, 자녀 등 가족의 집에 살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나 선교단체가 마련해주는 주거시설이 있'’는 응답은 4.1%였다.

은퇴 이후 보내고 싶은 장소를 묻는 질문엔 가장 많은 응답자가 '한국에서 살고 싶다(49.3%)'고 했고 이어 '선교지에서 계속 살겠다(31.7%)''자녀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살겠다(13.2%)'순으로 답했다.

선교사들은 은퇴 이후 노후 준비는 선교사 자신이 해야 한다(49.6%)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최우선적으로 최소한의 생활비는 지원해 주길 바란다는 응답자도 32.8%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해외선교가 1990년부터 본격화된 가운데 이 당시 파송된 선교사들이 점차 은퇴 연령에 들어서면서 노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교계 관계자는 "선교사들의 노후 문제는 선교사 개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교단체와 나아가 한국 교회가 선교사들과 머리를 맞대 대책을 세우고 지원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