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교회의 목사님은어떤 차를 타시나요?'

[생·각·뉴·스]

1만명 성도 美 대형교회 담임목사 고급차 구설수
연합신학교 전임강사이며 마케팅 업체 공동 소유
'너무 비싼 차 교인들 절망감'vs'돈 많은데 어때'
"부자 천국가기, 낙타 바늘구멍 통과보다 힘든데"

수년전에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한 대형교회서 시무하는 한인 담임목사가 값비싼 고급 시계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이 목회자가 차고 다니던 시계는 1만 달러를 홋가하는 '롤렉스'. 주일 예배때 강단에서 설교하는 이 목회자가 손목에 찬 롤렉스 시계를 본 일부 교인들이 '쑥덕쑥덕'하면서 이 목회자는 교계에서'롤렉스 목사'로 별명지어지기 까지 했다. 아무래도 롤렉스를 차고 있는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은혜스럽지' 못했던 것이다.

▶"공동체 메마르게 한다"

1만 명의 성도를 이끌고 있는 미국 교회의 목회자가 웬만한 집보다 비싼 차량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주인공은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 있는 마운트아라라트 침례교회 윌리엄 H. 커티스 목사다.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5일 자렐 테일러라는 여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한 장의 사진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마운트아라라트 교회 주차장에 주차된 고급 SUV 차량 사진이었다.

이 모델은 바로 세계적인 명차 반열에 드는 '벤틀리 벤테이가'이다. 시가 23만달러(3억 원) 정도 한단다. 인근 지역 중산층 주택 가격이 2억 원 정도니 웬만한 집보다 비싼 차량이다.

테일러 씨는 "커티스 목사의 벤테이가는 최고속도가 시속 187마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라면서 커티스 목사의 호화로운 생활을 꼬집었다.

테일러 씨는 "만약 당신의 목회자가 벤틀리를 소유했다면 그는 십일조 헌금과 교인들의 희망을 빨아 먹으며 공동체를 메말라 버리게 할 것"이라고 비난의 글을 올렸다.

이후 그의 벤틀리 차량 게시물이 SNS를 통해 빠르게 번지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목회자가 벤틀리를 탈 수 있느냐?' 와 '탈 수 없다'는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유니온신학교의 한 교수는 "그 정도 수준의 차를 몰려면 적어도 수입이 상위 10% 안에는 들어야 하는데 교회에서 설교하는 목사가 어떻게 그런 수입을 얻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어떤 이유로 벤틀리를 타는지는 모르지만 '목회자'의 역할에 있어 어떤 방식으로 정당화되고 타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며 비판했다.

▶"왜 종교인만 청빈? 마녀사냥"

이에 반해 한 남성은 "다들 돈을 벌고 그에 따른 부를 누리고 싶어 하면서 유독 종교인에 대해서만 청빈하게 살아주길 요구하는가"라면서 "벤틀리를 소유했다는 이유로 무조건 나쁘게만 몰아가는 건 마녀 사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교회 웹사이트에 소개된 커티스 목사의 이력을 살펴보면, 17살인 1997년부터 마운트 아라라트 침례교회에서 담임을 맡았으며, 현재 오하이오 연합신학교 전임강사로 일하고 있다. 또 마케팅 업체인 더처치온라인의 공동소유자이기도 하다.

커티스 목사가 담임하는 교회는 공동체십일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주일 헌금의 10분의 1을 작은 교회, 선교회, 비영리단체 등에 기부해오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교회 측은 공식 답변을 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리스천포스트지는 "커티스 목사가 유명한 래퍼들이 주로 이용하는 비싼 벤틀리 벤테이가를 구매한 것은 일반적으로 '종교 지도자들은 검소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인들의 인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목회자가 1만 달러가 넘는 롤렉스 시계를 차고, 23만 달러짜리 벤틀리를 타는 것이 죄는 아닐터. 그러나 10달러 짜리 고물시계 차고, 2000달러 짜리 중고차 타고 다니는 가난한 교인들을 앞에 놓고'부자가 천국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통과하는 것보다 힘들다'고 설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