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속도]

잔치는 옛말, 비싼 선물도 구식…함께 추억 쌓는게 최고의 선물
한국은 자식들과 함께 여행 붐, '모녀여행 패키지'등 상품 다양
LA는 대부분 부부 둘이서 환갑 여행…친지 많은 모국관광 선호


태어난 간지의 해가 다시 돌아왔음을 뜻하는 환갑. 예전엔 환갑을 맞은 부모를 위해 큰 잔치를 열었던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환갑 잔치를 벌이는 시대는 가고 대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일명 '환갑여행' 시대다.

요즘 환갑여행은 해외로 나가는 것이 대세로 이는 한국뿐 아니라 한인 사회에서도 자주 목격되는 현상이다.

한국은 지금 해외 환갑여행이 붐을 이루고 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환갑여행을 떠나는 해외여행객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겨냥한 여행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하나투어에 따르면 성인 자녀와 부모가 함께 해외로 떠난 여행객의 수는 2012년 약 14만3000명에서 2017년 약 27만4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4~5년 전부터 부모와 함께 여행을 가는 성인 남녀가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어린 자녀와 부모가 함께 가는 여행이나 여성 모임에서 가는 여행보다 그 수가 많아졌다"며 "20~30대 자녀와 50~60대 부모가 여행지에서 즐기는 요소가 크게 다르지 않아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여행사들은 앞다퉈 '환갑여행 패키지'나 '모녀여행 패키지'와 같이 부모와 성인 자녀 동반 여행 상품을 쏟아낸다.

LA 한인 사회도 환갑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한인들을 찾아 볼 수 있다. 다만 부모와 자식들이 함께 떠나는 것이 유행인 한국과는 달리 LA 한인들은 환갑을 맞은 부모들만 여행길에 오르는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족 전체가 함께 여행에 나서는 일은 전체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인 여행업계의 추산이다.

한인 여행업계가 환갑여행을 위한 별도의 여행상품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환갑여행지로 한인들이 선호하는 것은 고국방문 여행이다. 미국서 오래 생활했지만 한국에 친지들이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다음으로 하와이나 캔쿤, 심지어 남미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LA 한인들의 환갑여행지는 해외인 셈이다.

심모(38)씨는 "환갑잔치를 열어 드려야 하나 고민했지만, 아직 정정하신데 사람들 불러모아 모임을 여는 게 어색해서 논의 끝에 여행을 보내드리기로 했다"며 "한국에 친척분들이 계서 한국으로 여행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삼호관광 오경진 이사는 "LA 한인들이 환갑여행으로 한국을 여행하듯이 한국의 환갑 여행자들은 서부지역 관광을 선호한다"며 "특히 5~9월 사이에 급증하는 추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