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투 파문'확산…미주 한인사회 '남의 일 아니다'

[뉴스포커스]

본보'미투'긴급 설문조사
LA 한인 여성 104명 대상

언어적인 성희롱 피해 65%, 신체적 성추행도 무려 45.1%
직장 상사·동료로부터 피해 절반이상, 직장내 성폭력 만연
회식이나 술자리서 피해 심해…평소 아는 사람 가해자 많아
성적 피해 당하고도 대응은 미온, 74.1% "항의하지 못해"

<그래픽: 전경희 기자>

한국에서 '미투(Moo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며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남가주 한인 여성 10명 중 6명은 언어적인 성희롱, 신체적 접촉의 성추행 등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5% 가량이 언어적인 성희롱의 피해를 당했고, 직장내 상사나 동료로부터의 성폭력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 한인 직장내 성폭력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계기사 3면>

▣10% "성희롱·추행 피해 모두"…

본보가 한국내 미투운동의 확산 파문에 따라 20대 이상 한인 여성 104명을 대상으로 '한인사회 성폭력 실태' 긴급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2%가 언어적인 성희롱이나 신체접촉 등의 성추행 등의 피해를 한 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부분이 폭행과 협박을 수반하지 않은 성희롱이나 성추행 피해였다. 언어적 성희롱이 전체 64.5%를 차지했고, 45.1%가 신체접촉 등의 성추행이었다. 성희롱과 성추행 두가지를 모두 당한 응답자도 10%에 달했다.

성희롱이나 추행 등의 가해자를 묻는 질문엔 51.5%에 달하는 응답자가 직장내 상사나 동료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직장내 상사 32.2% ▶단체나 모임 등의 회원이나 지인 32.2% ▶직장내 동료 19.3% ▶업무 거래처 관계자 12.9% 등의 순이었고, 이어 ◀교회나 성당 등 같은 종교 기관의 교인으로부터 당했다는 응답도 6.5%를 차지해 충격을 줬다.

이 같은 결과는 모르는 사람보다는 평소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성희롱이나 추행 피해를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따가운 시선 우려 말 못해"

피해 장소는 가해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는데, 가해자로 직장 상사나 동료를 가장 많이 꼽은 만큼 직장내나 회식 장소 등에서 가장 많이 벌어졌다.

'직장내'라고 답한 사람이 24.2%로 가장 많았고, '회식자리' 15.2%, '술자리' 15.1%, '모임자리' 12.1%, '거래처' 9%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피해 당시나 이후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성희롱이나 추행 피해를 당했을 때 여성들의 대응을 묻는 질문엔, 74.1%가 피해 당시 가해자에게 항의하거나 이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피해 여성 2명 중 1명은 피해 사실을 지인이나 다른 사람에게 말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여성의 48.3%는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고 대답했고, 이보다 조금 많은 54.8%는 피해 사실을 주변에 털어놨다고 답했다.

이는 용기를 내 주변에 알리면 자신도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사실을 숨기는 이들이 아직도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현재 한국사회에서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키며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이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일어난다면 '지지하거나 동참하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70%에 달해,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투운동을 대다수의 한인 여성들은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