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1세 담임목사와 1.5세·2세대 젊은 목회자간 간극 심화…미주 한인 교계 최대딜레마 부상

언어적 갈등, 문화 충돌 등 서로 이해 쉽지않아
'나를 따르라'식의 일방적인 목회에 충돌 빈발
"젊은 목사들 중도 하락…한인 교회의 미래 우려"

"한인 교회에 EM 담당 목회자가 들어오면 교회에서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목회자의 경우 문화적 차이로 인해 무척 힘들어 한다. 그러니까 EM을 힘 있게 끌어가질 못하고 결국 중간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한인교회 EM 담당 목사의 말이다.

한인교회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EM(English Ministry) 사역. 하지만 EM사역을 담당하는 1.5세대와 2세대 젊은 목사들은 괴롭다. 1세대 담임목사와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때문이다.

EM 목사들이 느끼는 1세대 담임목사와의 장벽은 뭘까.

▶오해 낳는'성경적 헌신'강요

먼저 언어적 간극이 있다. 요즘 1세대 목사 중에도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목사들도 많이 있지만 아직 영어 보다는 한국말로 설교하고 사역하는 목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언어적 간극으로 인해 EM 목사와 갈등과 오해가 빚어지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더욱이 EM 사역 자체를 소홀히 여기는 1세대 담임목사들을 만나는 일도 어렵지 않다.

한 한인교회 담임목사는 "개인적으로 EM은 한인 교회의 큰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담임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하면 2년 정도 후에 한국말을 잘할 수 있고 이것이 한인 교회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것이 그 담임목사의 주장이다.

EM 목사들도 언어적 장벽때문에 힘들어 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사역 방향과 방법에 대해 1세대 담임목사를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완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어반 한국어반 섞어 쓰면서 하다보니 서로 이해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다.

언어적 간극보다 더 큰 것이 문화적 차이다. 한국식 문화와 미국식 문화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EM 목사 대부분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온 탓에 미국 문화가 체화되어 미국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예를 들면 2세 EM 목사들은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길 원하지만, 실제 목회 환경은 그렇지 않다. EM 목사들에게 성경적 헌신이 강요되는 셈이다.

▶'다름 인정'이 해결책

한인교회의 목회 환경이 EM 목회자들이 생각하는 그것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EM 목사들이 사역을 그만두는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여기에 1세 담임목사들이 '나를 따르라'식의 일방적인 목회 방향이 EM 목사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서로 다른 관점과 차이를 존중하는 미국식 문화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나를 따르라'식과 '관점이 다르다'식의 문화 충돌은 목회 비전이나 생각의 차이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부터 EM 목사들의 고민은 시작된다. 한 EM 목사는 "1세대 담임목사와 갈등이 있다고 해도 종속된 관계이기에 참을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EM 목사들의 딜레마"라고 말했다.

따라서 1세대 담임목사와 2세 EM 목사와의 갈등을 좁히기 위해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가주한인목사회 회장인 샘신 목사는 "영어권 EM 목사들의 문화적, 언어적 차이를 인정하고 더 허용하고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