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째 연장전서 린드베리에 우승 양보...통산 20승 다음번으로

박인비(30)의 통산 20승이 다음으로 미뤄졌다.

박인비는 2일 오전 8시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 마지막 날 플레이오프 8번째 홀에서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에게 패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전날 린드베리, 제니퍼 송(29·한국명 송민영)과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3차 플레이오프에서 생애 첫 승에 도전했던 제니퍼 송이 먼저 탈락한 가운데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4차 플레이오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일몰로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어 이날 5차 플레이오프부터 경기가 재개됐다. 1박2일에 걸친 혈투를 펼쳤다.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박인비는 2015년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 이후 2년 8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렸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박인비가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투어 통산 20승, 메이저대회 8승, 시즌 2승을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는 10번(파4), 17번(파3), 18번(파5)을 돌아 가며 치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7차 연장에서도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10번 홀에서 치러진 8차 연장에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린드베리가 약 25피트 거리의 긴 버디 퍼트에 성공한 반면 박인비의 약 15피트 정도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갔다.

그러면서 대회 전통인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영광은 린드베리 몫으로 돌아갔다.

박인비는 경기를 마친 뒤 "린드베리의 우승을 축하한다. 메이저대회에서 생애 첫승을 거두기가 쉽지 않은데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경쟁자의 우승을 축하하면서 "이른 아침에 경기가 속개 되는 바람에 그린이 전날보다 다소 느려져 퍼팅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2010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한 린드베리는 앞서 출전한 192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이 없다가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일궈냈다.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것은 2011년 스테이시 루이스 이후 7년만이다. 린드베리는 우승 상금 42만 달러를 손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