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말6초 北-美 회담'공식화 트럼프 "北과 서로 대단히 존중"… 핵사찰 등 논의 진전 가능성

'자신감'배경 궁금증…北, 핵폐기 및 사찰 의지 보인듯
"중간선거 앞두고 업적 원하는 트럼프, 대화판 안 깬다"


"북한과의 만남이 준비 중에 있다. 전 세계가 흥분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각료회의에서 미국과 북한이 만나 획기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를 '5월 혹은 6월 초'로 콕 집어 밝힌 것을 두고도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올 비핵화 협상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여태껏 백악관이 발표했던 (북-미 대화) 시간표 중 가장 구체적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회담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라고 분석했다.

동아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미 대화의 윤곽을 공개하자 실무 접촉 단계에서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고위급 협상 파트너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다짐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정은, 체제 보장에 더 관심

10일 복수의 한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미는 최근 정보 당국 간 실무접촉 과정에서 북핵 폐기의 검증 및 사찰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미국이 비핵화 검증을 요구했다면 북한은 정황상 완전히 거절하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비핵화 하겠다고 한 마당에 핵 시설 공개 등은 못 하겠다고 버티겠느냐"며 "일단 미국에 '검증받겠다'는 답변을 던져준 뒤 반대급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할 경우 김정은 정권이 원하는 체제 보장 방식에 대해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물밑 접촉 단계에서부터 '점진적·단계적'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을 펼치며 북한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 당국자는"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방식의 과거 (북핵) 협상은 모두 실패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장소놓고 줄다리기

비핵화 협상의 주요 의제와 관련한 실질적 진전과는 별개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공을 부각하기 위해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반복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무역 문제를 비롯한 모든 협상에서 ①최대 압박 ②밀어붙이기 협상 ③성과 홍보 패턴을 보여 왔다. 이런 패턴 때문에 트럼프가 먼저 북-미 회담의 판을 깰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결국 11월 중간선거에서 북핵 해결을 홍보하기 위해 최대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낸 뒤 협상 타결을 유도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북-미는 정상회담 장소를 정하는 문제 역시 우선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관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미 대화 자체를 큰 홍보 이벤트로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마러라고 리조트에서의 회담을 원하고 있지만 북한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제3국이 검토되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여전히 평양을 1순위로 꼽는 기류이지만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몽골 등 제3국과 판문점 등이 후보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