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상태이던 블로그 열고 김정숙 동영상 공개, 자신의 회원들에겐 "단합" 친필 편지도

회원들과 악수 장면 등'친밀 관계' 과시
한국당 "경인선을 챙겨야할 이유가 뭔가"
청 "경인선이라는 곳 알고 간 것은 아냐"

댓글 조작 사건 주범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주도한 정치그룹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을 챙기는 듯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지난 17일 공개했다.

구속된 드루킹이 재판을 앞두고 경인선을 이용해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구속 상태에 있는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에게 "힘을 모아달라"는 내용의 친필편지를 보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경인선은 자체 블로그에 지난해 8월 게시물과 함께 10초 분량의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김 여사가 지난해 4월 3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투표일 당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던 중 "경인선도 가야지. 경인선에 가자"면서 여러 차례 경인선을 언급하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블로그는 최근까지 비공개 상태여서 경인선 회원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오후부터 공개로 전환했다. 블로그에는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대통령 응원 글이 다수 올라와 있는데 비공개 전환 전과 달리 일부 댓글이 삭제됐다.

온-오프라인 정치그룹인 경인선은 드루킹 김씨 주도로 국정농단 사태가 진행되던 지난 2016년 10월 활동을 시작했으며 회원은 1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경인선에 대해 "대선 경선 당시 나와 함께 했던 1000명의 동지"라고 소개했다.

김정숙 여사가 등장하는 동영상엔 경인선 회원들이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와 함께 작은 한자 글씨로 '經人先'이라고 적힌 응원수건을 들고 문 후보 지지활동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당시 김 여사를 수행하던 경호원은 "내려가야 한다"고 잡았지만 김 여사는 경인선 회원들이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었던 듯 이를 듣지 않고 가는 모습이었다.

경인선은 게시글에서 "(김 여사가) 경인선을 기억해주시고 경인선 응원석을 찾아오셔서 따뜻한 눈맞춤과 악수를 나눠주시며,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고 응원수건도 함께 펼쳤다"고 썼다.

또 김씨는 이와 동시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에 가고 싶어하셨던 이유. Cheer Up!'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경인선'의 게시글을 링크하고 "문재인의 가장 날카로운 칼 '경인선'"이라고 적어 김정숙 여사와 관계를 과시했다.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단'단장을 맡은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을 챙기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돌아다니고 있다"며 "경인선을 챙겨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대통령도 경인선이나 드루킹을 알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당시 김 여사가 '문팬'이란 생각에서 간 것이지, 경인선이라는 곳을 알고 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