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배 제1부속실장이 먼저 걸어 "안녕하십니까"
남측이 전화 걸어 3분 2초, 북측이 전화 걸어 1분 17초 통화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평양입니다."(북측),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남측)

휴전 65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정상 간 연결된 핫라인으로 오간 목소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여느 통화와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한다.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가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를 마치고 시도한 시험통화는 20일 오후 3시 41분에 이뤄졌다.

청와대 여민관 3층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 앞에는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앉았다.

송 실장은 수화기를 들고 먼저 전화를 걸었다. 반대편에서 전화를 받은 사람은 북한 국무위원회 관계자였다. 청와대는 이 관계자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무위 관계자는 "평양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송 실장은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잘 들립니까. 정상 간 직통전화의 시험연결을 위해 전화했습니다. 저는 청와대 송인배 부속비서관입니다"라고 답했다.

국무위 관계자는 "송인배 선생이십니까.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에 송 실장은 "그렇습니다. 잘 들리십니까"라고 통화 감도를 확인했고, 국무위 관계자는 "잘 들립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재차 인사했다.

핫라인 설치와 관련한 실무적인 대화가 오간 뒤 송 실장은 "서울은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북측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국무위 관계자는 "여기도 좋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송 실장이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랍니다"라고 말했고, "그러면 이것으로 시험통화를 끝냅시다"라는 국무위 관계자의 마지막 말로 첫 통화는 끝났다.

이날 통화는 4분 19초간 이뤄졌다.

양쪽 모두 통화 상태를 점검해야 했기에 우리 측이 먼저 전화를 걸어서 3분 2초간 통화했고, 이어 북측이 다시 전화를 걸어 1분 17초간 통화가 진행됐다.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통화 내용은 4분 19초간 이뤄진 통화의 일부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나머지는 보안 문제와 관련돼 있어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