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찾아오는 '사춘기 병'학교 성적에 직격탄
'마음을 터놓고 나누는'자녀와의 대화가 해결책
심한 경우엔 한동안 지켜보기만 하는 방법도 필요

사춘기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인이 되는 시기를 말합니다.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이차 성징(性徵)이 나타나며, 생식 기능이 완성되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성(異性)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춘정(春情)을 느끼게 되죠. 청년 초기로 과거에는 보통 15~20세에 경험했지만, 현재는 유년기의 마지막 나이에 해당되는 12세를 지나자마자, 13~17세 사이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서 사춘기를 겪는 학생들도 종종 있기 때문에 육체적인 문제만은 아닌 듯 합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죠. "우리애가 달라졌어요." 좋게 달라졌다면, 문제가 안되겠지만, 상냥하던 아이가 갑자기 변했는데, 툭하면 성질 내고, 짜증을 부리고, 말하기 싫다고 하면서 방문을 잠 굽니다.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요. 말을 안 하니, 도대체 뭐가 불만인지 알 수 도 없죠.

부모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던 아이가 어느 날 거친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고 짜증 섞인 태도로 대화를 기피할 때 대다수 부모들은 당혹감을 느끼게 되죠. 나쁜 친구를 사귀고 있지 않을까?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나? 이대로 두면 안 될 텐데, 고민이 시작됩니다만, 특히 해결할만한 방도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졸라 싫어. 열라 짜증나. 진짜 빡쳐" 아이의 말이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말투가 그게 뭐야! 야단치면 한 동안은 수그러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쩔건데, 냅둬. 신경 끄삼" 다른 표현으로 되받아 치기 시작합니다. 알아보니, 놀랍게도 아이의 친구들도 다 그런식 입니다. 말만 그렇게 하면 다행이지만, 때론, 폭력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어릴 적 재롱부린 값을 받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사춘기 아이는 부모의 눈물을 쏙 빼놓기 시작합니다. 모 드라마에서 성동일씨가 읊조리던 대사처럼 "지랄이 풍년"인 시절이 됩니다. 다만, 그러한 '사춘기 병'은 3년 정도면 대개 끝을 봅니다. 문제는 그 정신적, 육체적 갈등기가 학교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13~17세 사이는 중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대학은 아니더라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시기인데, 부모와의 갈등, 학교 친구와의 갈등, 게다가 학교 선생님들과의 갈등으로 점철될 경우, 그 끝이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녀의 사춘기 시절을 회상하며 "내 자식이지만 정말 때리고 싶었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절망'이란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김은희씨의 아들은 중 2 때 자신에게 지나치게 간섭하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틱 장애 증상을 겪었죠. 여기서 '틱'은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하죠. 내신 수학 시험 점수가 한 자리 수일 정도로 학업에 소홀했습니다. 놀랍게도, 해결의 실마리는 부모에게 있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요구를 수용하고 행동을 바꾸면서 아이에게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아들의 틱 장애 증상에 충격 받은 김씨는 자녀에게 원하는 바를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딱 한 달만이라도 내 행동에 간섭하지 말아달라"는 답을 들은 후 그는 아이의 모든 행동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죠. 이때부턴 식사 시간마다 1시간 이상씩 이야기 꽃을 피울 정도로, 가족 간 소통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2년 후인 고 1 때 아들이 '공부가 하기 싫다'며 또 다시 사춘기 증상을 보이자 모든 학원 등록을 끊는 특단의 조처를 했죠. 그랬더니 이듬해엔 아이 스스로 '공부할 테니 학원에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자녀와 마음을 터놓고 나누는 대화는 사춘기 반항 행동을 절제하는 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 글을 접하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이 있다면, 오늘 당장 시작해보세요. 우리네 부모들이 몰라서 못했던 소중한 자녀와의 대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