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호원, 김정은 이동에 앞서 집기 소독·안전상태 철저 체크
경호 책임자는 장성급…北에선 군복 입고 권총 차고 근접 경호

(판문점=연합뉴스) 공동취재단·지성림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북측의 철통 경호가 새삼 눈길을 끈다.

김정은 위원장은 27일 오전 11시 57분께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전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인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나왔다.

평화의 집 정문 앞에는 이미 북한 '국장'이 새겨진 벤츠 리무진이 김 위원장을 태우기 위해 대기했다.

평화의 집을 나선 김 위원장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의 배웅을 받은 뒤 자신의 전용 리무진에 올라 뒷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김 위원장이 차량에 탑승하자 김 위원장을 언제 어디서나 밀착 수행하는 경호책임자가 차량 문을 닫아주고 나서 김 위원장의 동선을 따라 먼저 달려갔다.

이 경호책임자는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에서 공개활동에 나설 때면 항상 장성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허리에는 권총을 찬 채 김 위원장 뒤에 바짝 붙어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곤 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김 위원장을 수행해 남쪽을 방문하면서 양복을 입었다. 이 경호책임자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함께 회담장을 나설 때 김 위원장에 앞서 먼저 나섰고, 김 위원장이 엘리베이터에 타서 차량에 탑승할 때까지 곁을 지켰다.

김 위원장을 태운 차량이 서서히 출발하자 차량 주변에 미리 배치되어 있던 12명의 경호원도 차량을 에워싸고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키가 크고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들은 흰색 와이셔츠에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검은색 양복을 입었다.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은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 오른쪽 잔디밭을 거쳐 북측 지역으로 이동했다. 번호판이 없는 김 위원장 전용 차량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때 열차에 싣고 가서 베이징에서 타고 다니던 차량으로 보인다.

김정은 전용 차량 앞으로는 경호책임자가 탄 것으로 보이는 지프 차량이 선도하고, 수행원들이 탄 것으로 보이는 승용차들은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을 뒤따랐다.

북측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의 행보에 앞서 집기를 소독하거나 안전상태를 체크하는 모습도 주목을 받았다.

앞서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측 수행원들이 김 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해 평화의 집에서 나가자마자 북측 경호원 2명이 1층 로비에 등장했다.

이들 중 한 명은 방명록이 놓인 테이블 앞에 다가가 분무기로 의자에 소독약을 뿌리고 흰색 천으로 의자의 앉는 부분과 등받이, 목재로 된 팔걸이뿐 아니라 의자 다리까지 깨끗이 닦았다. 이어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다시 한 번 흰색 천으로 의자를 닦았다.

그는 방명록 위의 공중에 분무기로 소독약을 뿌리고 나서 방명록을 공중에 2차례 들어 올렸다 내리는 방식으로 소독했으며, 천으로 펜도 꼼꼼히 닦았다. 펜은 우리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 명은 검은색 가방에서 꺼낸 헤드폰을 쓰고 검은색의 넓적한 사각형 판 모양의 장비를 방명록 테이블과 의자에 가져다 댔다. 우리측 경호 관계자는 북측 경호원이 폭발물이나 도청 장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명록대 주변을 점검한 북측 경호원들은 1층 환담장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와 펜 등을 같은 방법으로 소독하고 안전상태도 점검했다.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