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양지인' 다시보기

소신만 내세우다간…

고교 때 여러 분야 과목·활동 골고루 접하기엔 시간 부족
관심많은 분야라고 덥석 전공 선택 금물…건강도 고려해야


여러분, 혹, '송양지인'이라는 고사를 들어 본적이 있나요? 상황 속에서 판단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만을 고집하다가 결국은 망하게 된 송나라 때의 양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송(宋)나라의 양공(襄公)은 초(楚)나라와 싸울 때 먼저 강 저쪽에 진을 치고 있었고, 초나라 군사는 이를 공격하고자 강을 건너는 중이었습니다. 이때 장군 공자목이(公子目夷)가 송양공에게 이르기를 "적이 강을 반쯤 건너왔을 때 공격을 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하고 권하였습니다. 그러나 송양공은 "그건 정정당당한 싸움이 아니다. 정정당당하게 싸워야 참다운 패자가 될 수 있지 않은가" 하면서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강을 건너온 초나라 군사가 진용을 가다듬고 있을 때, 또다시 "적이 미처 진용을 가다듬기 전에 치면 적을 지리멸렬(支離滅裂)시킬 수 있습니다" 하고 건의하였으나, 송양공은 "군자는 남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괴롭히지 않는 법이다" 하며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송나라는 크게 패하게 되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이를 비웃어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고 하였다.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전공을 미리 정하고 준비한 후에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집중' 면에서 훨씬 효율적입니다. 고등학교 재학기간에 여러 분야의 과목과 활동을 골고루 접한다는 것은 시간이 부족합니다. 전공을 정하지 않고도 대학 입학에 유리한 경우는 지원자가 다방면에 뛰어난 경우에 한합니다. 모든 것을 너무 잘해서 어느 하나를 고르기 어려운 상황인데, 실제 이런 지원자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어느 하나 잘하지 않고 선호하는 분야도 뚜렷하지 않을 때 Undecided로 지원하게 되며 당연히 다른 지원자들보다 입학전이던 입학 후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수 있습니다.

요사이, 대학에 합격한 12학년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 또는 부모님의 결정 등으로 대학을 결정하고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속히 대학생으로 살아보길 기대하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일,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하지 않고 대학과 전공을 선택했다면, 필경 1년이 채 못되어서, 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첫째, 관심이 큰 전공을 선택했는지, 잘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는지의 여부. 관심이 많아서, 선택한 전공은 거의 실패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전공에 맞는 봉사활동과 기타의 활동을 초중고부터 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러한 활동을 해보지 않은 채, 관심만 가지고 전공을 선택했다면 위험합니다. 잘할 수 있는, 잘 맞는 전공을 선택해야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학생들이 아무리 우기도, 부모가 아무리 권해도, 이런 소신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둘째, 학생의 건강 상태를 고려했는지의 여부. 그렇습니다. 비교적이 아니라, 항시 따뜻한 캘리포니아, 특히 LA 지역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면, 추위에 매우 약한 체질이라고 보면 거의 맞습니다. 이러한 학생은 겨울철에 눈과 비 게다가, 매서운 바람을 동반한 영하의 날씨는 학생들을 아주 우울하게 만듭니다. 4-5개월을 햇볕은 거의 볼 수 없고, 눈과 비의 연속이니, 말다 했습니다. 학업성취도가 좋을 리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 갭 이어를 신청해서, 한 학기라도 쉬었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대학은 4년 안에 마쳐야 한다는 지나친 소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