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까지 남은 거리는 234야드. 3번 우드를 꺼내 든 리디아 고(21)는 두 번째 샷을 컵 2.5피트 거리에 붙였다.

리디아 고가 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 플레이오프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승리,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리디아 고는 29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6507야드)에서 벌어진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이민지(22)와 공동 1위가 된 뒤 플레이오프에 들어갔다.

이민지는 이날 버디 7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선두에 자리하며 리디아 고와 플레이오프 나섰다.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리디아 고는 이글을 잡은 반면, 이민지는 버디에 그쳤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지난 2016년 마라톤 클래식 우승 이후 1년 9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통산 15승째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LPGA 투어 데뷔 첫 플레이오프 승부에 나섰지만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이번 주 생일(24일)이었는데 정말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이날 승부는 중반 경기까지는 리디아 고, 제시카 코다, 이민지 등 3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코다가 먼저 떨어져 나갔고, 이후에는 리디아 고와 이민지와의 1대1 우승경쟁이 펼쳐졌다.

이번 주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박인비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난 펑샨샨(중국)은 이날 4타를 줄여 8언더파 280타로 코다와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한국 국적의 선수들은 올 시즌 처음으로 이번 대회에서 단 한명의 선수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유소연(28)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3언더파 285타를 기록해 이미향(25), 제니 신(26) 등과 함께 공동 18위를 차지하며 한국국적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2년 6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인비는 이날 2타를 줄여 이븐파 288타로 공동 31위를 차지하며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