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거나 운동 못 한다는 이유로…교육청 진상조사 후 징계 방침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경북 구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마주 보게 한 뒤 서로 뺨을 때리게 한 사실이 밝혀져 교육 당국이 진상파악에 나섰다.

1일 구미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모 초등학교 체육전담 A교사는 지난달 중순 체육 시간에 6학년 학생들이 서로 마주 보고 가위바위보를 한 뒤 이긴 학생이 진 학생의 뺨을 때리도록 했다.

체육 시간에 경기한 후 진 학생들을 상대로 이 같은 행위를 시켰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진상조사와 함께 해당 교사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한 학부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체육 교사가 육상부 학생들을 편애하고 운동을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 간에 서로 뺨을 때리도록 했다"며 "해당 교사는 전 근무학교에서도 이런 행위를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A교사는 지난 3월 김천 모 초교에서 구미로 전근 온 후 체육전담교사와 육상부 지도교사를 맡았다.

학교 측은 "체육교사가 수업시간에 벌칙으로 서로 뺨이나 꿀밤 때리기를 시킨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교사가 '장난으로 했다'는 말을 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학부모는 "운동을 못 한다는 이유로 서로 뺨을 때리는 벌칙을 주는 교사 때문에 애들이 체육 시간을 싫어한다"고 했다.

이 학교 교장은 "A 교사를 불러 사실을 확인한 후 신체학대라고 주의를 시켰고 앞으로 그런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1주일여 전에 학부모 항의를 받고 체육 시간에 신체학대 행위를 하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지난 1주일간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구미교육지원청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뒤 비교육적인 행위를 파악하는 대로 A교사를 징계할 방침이다.

par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