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트럼프 변호인단 "미 대통령의 일을 망치려는 것" 반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직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 일원이었던 존 다우드 변호사는 지난 3월 초 뮬러 특검팀과 회동에서 뮬러 특검이 대배심 소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배심 소환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뮬러 특검팀은 애초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대면 조사를 추진했으나 대통령이 연방수사관들의 조사에 응해야 할 의무가 없다며 변호인단이 이를 가로막자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우드는 이 이야기를 듣고 뮬러 특검에게 "이것은 게임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 미 대통령의 일을 망치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밝혔다.

이 회동 이후 변호인단 사이에서 특검팀의 대면 조사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으며 그 결과 변호인단을 이끌던 다우드가 변호인단을 떠나게 됐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뮬러 특검팀은 이 회동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의할 내용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변호인단에게 제공키로 했으며 이를 기초로 대통령 변호인단의 제이 세큘로 변호사가 예상 질문 49개를 추려 정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세큘로 변호사가 뽑은 예상 질문을 보도하면서 이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수사를 방해하려 했는지를 판가름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의 관계를 묻는 문항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세큘로 변호사는 "물러 특검팀과의 대화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며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해 트위터에 "러시아 마녀사냥에 관한 질문지가 언론에 새어나가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은 범죄에 대한 법 실행을 방해하기란 어려운 일 아니냐"는 글을 올렸다.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