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개령 확대 가능성…관광객 예약 취소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큰 하와이 섬(일명 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인근 고속도로까지 위협하면서 주민들이 추가 대피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용암이 고속도로를 덮치면 주민들의 마지막 탈출로가 봉쇄되기 때문에, 당국이 선제적으로 소개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이 화산이 용암 분출을 시작한 후,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와 라니푸나 가든스 등 푸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주민 1천800여 명과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관광객 2천여 명이 대피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지난 13∼14일(현지시간)에 걸쳐 2개의 거대한 지표면 균열이 또 발생했다. 이런 균열은 현재 19개에 이른다.

새로 발생한 균열에서 흘러나온 용암은 주요 도로를 향하고 있다.

용암은 농지를 따라 해안가 도로로 흘러내려 가고 있으며, 앞으로 균열이 주택가와 농지 등지에서 추가 발생하면 피해 지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132번 고속도로가 위험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용암은 해안선을 따라가는 또 다른 고속도로인 137번 도로를 향해 동남쪽으로도 흘러내리고 있다고 하와이 화산관측소가 밝혔다.

137번 도로에서 불과 3.2km 떨어진 지점까지 용암이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은 고속도로까지 용암의 피해를 본다면 대규모 대피령이 불가피하다면서 "고속도로 폐쇄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휴가차 하와이를 찾으려던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5∼6월 예약 취소로 인한 피해액이 적어도 500만 달러(53억6천900만 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현지 관광업계는 추산했다.

특히 화산 지형 투어, '유리바닥 보트' 여행 등의 예약은 절반으로 격감했다.

일부 대형 유람선은 빅아일랜드 섬의 서쪽으로, 화산 지역에서 129km 떨어져 상대적으로 안전한 코나 항에도 입항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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