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한인타운 홈리스 셸터 설치 집중 조명

[뉴스분석]

시정부의 일방적인 결정·발표로 기습공격 당한 한인 사회
"4.29 폭동때 처럼 한인 커뮤니티, 시정부로 부터 버림받아"
LA시 "최적에 가까운 장소"…일부 단체는 셸터설치 지지

한인타운 중심지 홈리스 셸터 설치에 대한 반대운동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LA타임스(LAT)가 14일 이를 조명한 기사를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 판에서는 '님비(NIMBY) 현상일까, 커뮤니티가 뒷통수 맞은 것일까'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님비'는 '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로 지역 이기주의를 나타내는 현상을 말한다.

한인들 "뒷통수 맞았다"

LAT는 반대자들이 시정부의 의견 수렴 없는 부지 선정과 일방적인 발표로 기습공격을 당한 것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이들은 셸터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예정된 부지는 적합치 않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에 8000명 이상이 동참했다는 점, 반대 운동을 위해 LA한인회에 한 익명의 기부자가 2만 달러를 기부한 사건 등도 언급했다.
LA시가 역사적으로 한인 커뮤니티에 영향을 주는 안건을 정작 한인 커뮤니티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결정했던 사안들이 많았는데, 이번 홈리스 셸터 사태로 인해 4·29폭동 당시와 마찬가지로 한인 커뮤니티가 시정부로 부터 버림받은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시정부 "최적에 가까운 장소"

LAT는 반대 운동 격화에 따른 시정부 입장도 전했다. 에릭 가세티 시장과 허브 웨슨 시의장은 더 많은 의견 수렴 활동을 벌일 수 있었지만 못했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인근 상가, 학교, 종교기관, 커뮤니티 단체 등에 지지를 얻기위해 접촉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셸터로 인해 지역 환경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셸터엔 24시간 상주 경찰력이 배치되며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자들을 셸터로 데려와 환경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허브 웨슨 시장실 측은 "(셸터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장소는 없겠지만, 현재 한인타운 예정지는 최적에 가깝다"면서, "인근에 노숙자가 많고 그들에게 즉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위치"라고 말했다.

한인 단체 의견 갈려

한인단체 중에서도 민족학교 같은 경우 한인타운 홈리스 셸터를 찬성하고 있다. 민족학교의 데이비드 송 이사장은 LA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반대운동은 "한인 커뮤니티 모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18년 동안 한인타운에 거주해왔는데 날마다 노숙자 셸터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밝혔다.

인근 노숙자들은

LAT는 인근 노숙자와 인터뷰한 내용도 실었다. 셸터 예정지 인근 노숙자이며 'maddogg'라는 별명을 가진 토니(62)씨는 주민들이 자신의 건강을 묻고, 음식과 돈을 건네 주는 등 친절하고, 한인타운의 다양성과 넘치는 에너지 때문에 한인타운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셸터가 들어선다는 사실도 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사실도 몰랐던 그는 누구나 노숙자가 될 수 있다면서, 셸터가 들어선다면 노숙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