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5불에 강탈, 10불에 팔아넘긴 워싱턴 대한제국공사관

[이슈진단]

한·미 수교 136주년 맞아 21일 '역사적인' 재개관
문화재청, 2012년 360만불 매입 6년간 고증·복원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이 한·미 수교 136주년인 오는 21일 다시 문을 연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기면서 폐쇄됐던 공사관에 태극기도 113년 만에 다시 걸리게 됐다.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측은 "공사관이 위치한 워싱턴 로건 서클의 역사지구 공원에서 김종진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사관 개관식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기 게양식도 함께 열리는 행사엔 1889년 개관 당시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독립유공자 월남 이상재 선생의 증손이 참여할 예정이다.

공사관은 1877년 남북전쟁에도 참전했던 정치인 세스 펠프스가 자택으로 건립했던 건물로, 대한제국은 1889년 2월 2만5000달러에 매입한 뒤 구한말 대미 외교의 본거지로 집중 활용해 왔다. 하지만 1905년 11월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빼앗긴 뒤 폐쇄됐고, 1910년 한일 합병 직후 일제가 단돈 5달러에 강제 매입해 미국인에게 10달러에 처분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잊혔다.

공사관 건물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2003년 한국인의 미국 이민 100년을 계기로 한인 사회에서 공사관 매입 움직임이 일어나면서부터다. 이에 문화재청은 정부 차원의 매입 필요성을 느끼고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을 통해 2012년 10월 당시 소유자였던 변호사 티머시 젱킨스로부터 350만 달러)에 매입한 뒤 6년간 고증·복원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빅토리아 양식에 걸맞게 책상·의자·침실 등 각종 집기와 꽃무늬 카펫, 벽지까지 특별 주문했다. 고증·복원 비용도 총 100억 원에 달할 정도였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오수동 미국사무소 소장은 "철저한 복원을 위해 한국 규장각뿐 아니라 미국 언론의 마이크로필름까지 뒤졌다"고 말했다.

공사관 1층은 객당(접객실)과 식당, 2층은 공사 집무실과 침실, 서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침실이나 연회장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3층은 공사관 및 한·미 관계 역사를 홍보하는 전시실로 탈바꿈했다. 공사관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에게 공개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안바뀌는 일본
올해 외교청서에도
'독도는 일본땅'반복

한편 15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각료회의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취지의 '2018년 판 외교청서(外交靑書·한국의 외교백서)'요지를 보고했다.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며 한국의 이의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또 한국에 대해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나라"라고 기술한 부분을 없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