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을 지키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신설'과 '한인타운 홈리스 셸터 설치'에 대한 문제다. 한인 커뮤니티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이 두 사안은 4·29 폭동이후 한인들의 자발적인 단합을 가장 효과적으로 유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인사회가 이 사안들에 대해 수수방관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특히,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신설과 관련 한인사회가 이같은 난관에 봉착하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이하 WCKNC)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스캇 서 WCKNC 의장이 사임을 하고 그 이후로 제대로된 주민의회 회의가 개최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인, "community impact statement"(커뮤니티 내 중요 사안 보고서) 절차가 작동하지 못해 한인사회가 지금의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으로 주민의회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다시말해 주민의회 기능 중 구역 내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관할 시의회 지역구 의원에게 제시하고 시의회 어젠다로 올릴 수 있는 창구가 막혀버린 것이다. 한인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를 제대로 인지하고 한인사회의 이슈를 이러한 창구를 통해 잘 활용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번 사태들은 미연에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신설을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하면서 한인타운을 두동강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낸 것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사이에도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를 비롯해 살바도리안 커뮤니티 등 이웃한 소수 민족 커뮤니티들이 지속적으로 한인타운 지역까지 자신들의 구역을 넓히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이 당시에는 한인회 등 한인단체들이 연합해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한인타운 지역구를 지켜낼 수 있었다는 것이 속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6월19일 실시되는 선거에서 5만명 동원을 목표로 내부적 결속을 다지고 있다고 한다. 그뿐아니다. 만약에 투표에서 질것에 대비, 한인 커뮤니티와의 중재를 통해 최소한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한인사회가 이번 선거에서 패할 경우,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지역구에 속하게 되는 한인 주민들과 건물소유주, 비즈니스 업주들에게는 예기치않은 '고통'(?)들이 다가올 수 있다.
LA한인사회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인 한인타운이 두동강나게 된다면,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인사회의 구성원들의 무관심 속에 벌어진 이번 일련의 사태를 막기위해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리고 투표에 적극 나서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 다른 커뮤니티와 대적하자는 것이 아니다. 한인사회의 권익을 지키자는 문제다.

27년전 LA폭동때 목숨을 걸고 지켰던 우리의 터전을 이제와서 두동강 나게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