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최근 자신을 둘러싼 '애호박-페미니스트' 발언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20일 BBC KOREA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생애 첫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은 유아인과 나눈 인터뷰 영상이 게재됐다. 5분 41초짜리 이 영상에서 유아인은 '대중, 논란, 책임'과 관련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SNS에서 논란을 빚었던 이른바 '애호박 사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해당 인터뷰에서 유아인은 대중과의 소통에 대해 "저는 대중을 소비자로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아주 의미있는 호흡을 주고받을 수 있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우로 어느 정도 커리어를 쌓았고, 그야말로 가만히 있으면 아무 문제없이 제 밥그릇이 지켜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저를 실험적으로 대중과 세상에 적극적으로 던지면서 새로운 호흡을 만드는 과정을 밟아왔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저 조차도 회의가 들 때가 많다. 하지만 저의 행위 자체가 다들 조심스러워하지만 중요한 사회적인 담론을 불러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담당자가 '애호박 사건'에 대해 직접적으로 묻자 유아인은 "문제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저는 대상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몰랐고 재미있는 농담을 걸었던 것인데 그게 '때려볼래', '여자를 애호박으로 때린다고', '유아인은 폭력적인가', '여성비하' 식으로 일이 번져 나가는 걸 보면서 일방적으로 어떤 사건을 억측을 통해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굳이 굴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입장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당시 글을 통해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페미니즘은 매우 중요한 인권운동이고 저는 인권이야말로 정말 이 시대에 중요한 부분이며, 그래서 이 시대가 인권에 대해 열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인권에 대해서는 사실 과열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너무 진영논리로 빠지고 그게 폭력적인 운동으로 번져나가고 있는 거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유아인은 "사실 제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처음으로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리는 것이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저의 엄마가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차별적인 상황에서 살아가시는 모습을 바라봤었고, 저 역시 아들로서 부당한 어떤 차별적인 사랑을 감당하면서 살았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아닐 수 있겠어요'라고 말씀드렸던 것 같다"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끝으로 "남성을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의 구도가 아니라 우리는 어쨌든 이 사회에서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데 그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이제 조금씩 서로 이야기하고, 생각을 조금씩 맞춰가고, 보다 더 평화롭게 덜 공격적으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많이 떠들었던 것 같다"라고 인터뷰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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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CGV아트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