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홈리스 셸터'설치안 결국 LA시 소위원회 심의 통과

[뉴스포커스]

한인 반대 묵살시의회 전체회의도 가결 확률 높아
단체들 "최종 통과될 경우 LA시 상대로 소송 제기"


한인을 비롯한 주민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 결국 한인타운'홈리스 셸터'설치안이 소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이 안건은 3주 뒤로 예정된 LA시의회 전체회의로 넘겨지게 됐다.

LA시 노숙자 및 빈곤 위원회는 22일 오전 8시 30분 LA시청에서 허브 웨슨 시의장이 발의한 LA 한인타운 내 공영주차장(682 S. Vermont Ave)에 홈리스 셸터를 설치하는 안을 심의했다. 일반인도 참석해 의견을 낼 수 있는 이 자리에는 한인 300여명이 운집했다.

이날 찬성 그룹도 참석한 가운데 양 쪽엔 각각 15분씩 발언기회가 주어졌지만, 결국 심의 의원들의 이렇다 할 반대없이 승인됐다. 노숙자 및 빈곤 위원회 의장인 해리스 도슨 시의원(8지구)은 "시급한 상황에서 모두의 마음에 드는 부지 선정은 어렵다"며 "시의회 표결때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위원회에서 일사천리로 승인된 만큼 전체회의 표결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불공정 진행'소위원회 비난

이날 심의에 대해 시정부의 정해진 각본대로 불공평하게 진행됐다는 한인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300여명이나 참석했지만 위원회는 심의장 진입 인원수에 제한을 둬 100여명 정도만이 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었고, 150여명이 이 안건에 대한 '반대 발언'을 신청했으나 고작 10명만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

한 참석자는 "발언자로 선택된 사람은 대부분 타인종이었고, 한인들은 정작 4~5명밖에 발언하지 못했다. 발언자를 고르는 과정에서 한인을 일부러 배제하고, 발언시간에 엄격한 잦대를 들이대는 등 분위기를 철저히 시의회에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의 정찬용 회장은 "예상보다 노골적으로 불공평하게 진행했다"고 지적하고 "시의회 표결에서 다시 발언기회가 주어지겠지만, 소위원회 심의 때보다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홈리스 셸터 설치안이 시의회 전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통과될 경우 LA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변호사 선임과 소송 논의는 이미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을 비롯한 단체장들은 "한인들을 포함한 지역 주민들이 불합리한 처사에 굴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높이고, 시의회 전체회의에도 계속 참석해 반대의 뜻을 적극 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들에 실망" 발언 파문

한인타운 홈리스 셸터 설치안을 찬성하는 쪽에 서있는 한인단체 민족학교의 김용호 디렉터는 이날 심의장에서 발언권을 얻어 "한인사회가 실망스럽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한인들이 노숙자를 위한다고 하면서 홈리스 거주시설 건립은 반대하고 우리집 가까이는 안된다는 식(님비:NIMBY)으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는 해당 부지에 텐트촌이나 트레일러가 아닌,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는 등 정작 발의안의 내용 조차 제대로 주지하지 못했다.

한편 허브 웨슨 시의장은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 정찬용 회장, LA한인상공회의소 김봉현부회장 등과 21일 시의장실에서 홈리스 셸터 설치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미팅은 웨슨 시의장이 먼저 이들에게 요청해 이뤄졌다. 그러나 정 회장과 김 부회장은 "별다른 진척없이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모이자, 목소리를 높이자"
내일 반대 4차 집회

내일(24일) 오전 11시 30분 한인타운 윌셔 블러바드 선상 웨스턴 애비뉴과 버몬트 애비뉴 사이에서 노숙자 셸터 반대 4차 집회(문의:(213)688-2001)가 열린다.

한 그룹은 버몬트 애비뉴부터 출발하고, 또 다른 그룹은 웨스턴 애비뉴에서 출발해 20여분간 행진하고, 11시 50분쯤 노르만디 애비뉴에서 만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버몬트 애비뉴부터 노르만디 애비뉴까지는 도로 차단을 허가받아 차량 행진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LA한인상공의소는 이날 오전 11시에 윌셔 블러버드와 버몬트 애비뉴 코너에서 관련 유니폼 600장을 배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