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北 공사 자서전서 밝혀…강제로'진짜 빨갱이들'신자석 채웠으나 시간 흐르며 변화

[종교뉴스]

"남한 목사들에 교회 많이 지어달라했다
진짜 신자들 생기는것 알고 곧바로 중단"

"'수령님을 하나님으로만 바꾸면'기독교
북한 당국은 개신교를 가장 두려워 한다"


한국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자서전'3층 서기실의 암호'(기파랑)에 기술된 북한 종교에 관한 증언이 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관계기사 6면>

매체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선전하려고 평양에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을 지었다. 신앙이 전혀 없는 '진짜 빨갱이들'로 신자석을 강제로 채웠다. 시간이 흐르며 변화가 생겼다. 설교 듣고, 찬송 부르면서 '진짜 신자'가 되어갔다. 예배당 밖에서 찬송 들으며 채보(採譜)하는 음대생, 예배 시간에 근처를 배회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조선일보가 태 전 공사를 만나 전해들은 북한의 생생한 종교 현황을 정리했다.

―북한이 종교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의 핵심은?

"북한은 정통 공산주의와는 다른 특이한 국가다. 유럽에선 종교를 탄압은 해도 말살하진 않았다. 교회당도 그대로 남았다. 북한은 전쟁 후 교회당을 다 부수고 '미국 비행기가 폭격했다'고 했다. 대신 수령을 하나님처럼 종교화했다. 헌법엔 종교의 자유를 적어놓고 노동당 규약엔 '오직 김일성·김정일 사상만 있다고 부인한다."

―'진짜 신자가 생겼다'는 증언은 충격적이다.

"한국 목사님들이 늘 묻는 게 '북한 신자가 진짜냐 가짜냐'이다. 겉보기엔 가짜 신자로 보이지만 내면은 진짜 신자다. 한때 북한 관변 조직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인사들이 남한 목사들에게 '교회를 많이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한데 진짜 신자가 생기는 것을 알고 나서 중단시켰다."

―'수령님을 하나님으로만 바꾸면'그대로 기독교가 된다는데.

"기독교 예배와 북한의 정치 집회는 방식이 비슷하다. 처음에 노래 부르고, 말씀을 듣는다. 예배에선 설교를 하지만 북한에선 김일성·김정일 말씀을 듣는다. 다음이 참회. 북한 용어로는 '생활 총화'다."

―북한 당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종교는 뭔가?

"기독교(개신교)다. 김일성이 기독교 집안 출신이라 기독교 속성을 너무도 잘 안다. 기독교를 그대로 두면 권력 세습을 이어갈 수 없다는 걸 알았던 것이다."

―남한에 와서 본 종교계는 어떤가?

"한국 기독교는 통일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탈북자들을 보살피고 한국으로 올 수 있게 돕는 것도 대부분 목사다. 한국식 '쉰들러 운동'을 벌여야 한다. 저도 기꺼이 함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