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게임 '포케몬 고' 하다가 귀가 늦어져 네살 아들 변 당할 뻔
佛 경찰, 아동보호책임 방기 혐의로 입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시내의 한 아파트 난간에 매달린 4세 아이의 생명을 구한 아프리카 출신 청년은 프랑스의 영웅으로 떠오르며 시민권과 직장까지 보장받았지만, 정작 아이의 아버지는 경찰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29일(현지시간) RMC방송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6일 파리 시내의 한 아파트 5층 발코니에 매달려 있다가 아프리카 출신 청년의 구조로 목숨을 구한 아이의 아버지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혼자 아파트에 내버려둔 채 쇼핑을 하러 갔다가 게임에 정신이 팔려 귀가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이는 인도양의 프랑스령 레위니옹 출신으로, 엄마와 외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아빠가 일하는 파리에 3주 전에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자는 쇼핑을 한 뒤 시내에서 증강현실 게임인 '포케몬 고'를 하느라 아들을 혼자 두고 온 사실도 잊었다고 한다.

경찰은 아동보호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적용해 이 남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아이의 할머니는 손자를 구한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청년 마무두 가사마(22)에게 "영웅"이라며 방송 인터뷰에서 거듭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가사마는 지난 26일 파리 18구의 거리를 지나다가 어린아이가 아파트 5층 발코니 난간에 대롱대롱 매달린 것을 발견하고 1층에서 5층까지 단숨에 맨몸으로 올라가 아이를 구출했다.

가사마가 아이를 구출하는 장면은 행인이 영상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SNS)에 공유해 큰 화제가 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를 엘리제 궁으로 초청해 프랑스 시민권을 주겠다고 깜짝 선물을 안겼다.

말리 출신인 가사마는 작년 말 프랑스로 건너와 사실상 불법체류자로 지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며 소방관으로 채용하겠다고도 했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