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BC가 입수했다는 CIA 보고서…北비핵화 가능성 여전히 낮다고 분석
"北, 주한미군 철수 요구안해"…정보수집 어려움으로 신뢰수준 높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한차례 취소됐다가 다시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의가 재개된 가운데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이 핵무기 포기 의사를 낮게 보는 분석 보고서를 냈다고 미국 N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서 평양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개설을 허용을 검토하는 등 미국의 투자에 개방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정보당국이 분석했다고 NBC가 전했다.

NBC는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이달 초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를 읽은 한 관계자는 NBC에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 정보수집의 어려움으로 인해 해당 보고서의 신뢰수준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NBC는 밝혔다.

보고서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제한적 대북 투자, 특히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제안할 것이라는 분석과 한국과 미국이 유엔을 통해 식량과 농업 발전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북한 측이 미국과의 사전 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이를 요구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담았다.

보고서는 북핵문제에 있어 좀 더 현실적이고 가까운 목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프로그램에서 최근 진전을 보인 부분을 철회하도록 납득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기관이나 국무부는 중요한 외교적 협상에 임하기 전 상대국의 의중을 평가하기 위해 이런 형태의 분석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회담 전격 취소를 발표하기 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세계에서 손꼽히는 은둔 국가인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은 어렵기로 악명 높아 "아주 똑똑한 분석가들이 가장 가능한 추정을 내놓은"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 북한에 관한 다른 대부분의 정보 분석과 마찬가지로 이 보고서 역시 정보의 신뢰 수준을 '낮거나 중간' 정도로 설명했다. 이는 정보 분석관들이 자신들의 결론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가 없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이 평양에 서방 햄버거 프랜차이즈 개설 허용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나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보고서는 어느 브랜드가 진출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김 위원장이 프랜차이즈 개설을 통해 회담 중 음식을 제공하는 한편 서구의 투자에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고서 존재에 대해 CIA와 백악관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