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북한 인민군 수뇌부 3인방의 교체 소식에 미국의 전문가들은 경제 발전에 매진하고 국제사회에 참여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라고 진단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명수 총참모장, 김정각 총정치국장이 모두 교체됐다는 연합뉴스 보도와 관련해 '3명 모두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미 정부 당국이 공식 반응을 삼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군 수뇌부 개편으로 김 위원장과 노동당이 결정적인 순간에 인민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다.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CNA) 박사는 로이터에 "김정은이 미국, 한국과 화해하고 최소한 핵프로그램의 일부라도 거래하기로 결심했다면 인민군의 영향력을 제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사 개편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장성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들은 김정은에게만 충성하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존스홉킨스대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 사람들은 모두 '김정은의 남자들'이다. 김정은에게 충성하고, 또 그가 믿는 사람들"이라며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떠날 때 지휘를 맡을 장성들을 직접 고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의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데 있어 좋은 선택"이라면서 "김정은이 실행하려는 정책이 있다면 이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 그 일을 할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매든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는 부차적인 문제"라며 중요한 인프라 건설 계획에서 군부에 더 큰 역할을 맡기려는 김 위원장의 경제 드라이브가 이번 인사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새로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김수길이 최근 김 위원장의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 시찰에 동행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외국과의 상호교류가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기용한 것"이라면서 새로 발탁된 군 수뇌부 3명이 모두 외국 사절단과 상대해 본 경험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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