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두테르테 대통령, 교민 행사서 여성에 입맞춤 구설수

[생생토픽]

팔뚝 잡고…"사람들에게 즐거움 주려"
필리핀 현지선 "역겨운 행위" 맹비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린 자국 교민 행사에서 여성에게 책을 선물하는 대가로 입술에 키스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전에도 각종 막말과 여성비하 발언으로 수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바 있다.

지난 3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교민 간담회에 참석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연설 막바지에 청중들을 향해 "키스를 해주면 책을 선물하겠다"며 "남자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결국 두 여성이 단상에 올랐고, 이들은 필리핀에서 윗사람 등에게 존경심을 나타내는 전통인사법인 '마노(Mano)'를 했다. 상대방의 손을 자신의 이마에 가볍게 맞대는 방식이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노는 됐다"며 다시 돌아와 키스할 것을 요구했다. 첫 번째 여성에게는 자신의 뺨을 가르키며 볼키스를, 두 번째 여성에게는 입술을 가리켰다. 여성은 잠시 망설이다 청중들의 환호에 결국 응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여성이 뒤로 물러서지 못하도록 팔뚝을 잡고 입을 맞췄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입맞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한 수단일 뿐"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두 여성들이 선물로 받은 책의 제목은 '비밀의 제단:필리핀 가톨릭 교회에서의 섹스, 정치, 돈'이었다.

이 같은 장면이 필리핀 현지 매체를 통해 중계되면서 SNS에서는 두테르테를 비난하는 필리핀인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필리핀 여성 단체 대표 가브리엘라는 "여성차별주의자 대통령의 역겨운 연극"이라며 "여성 비평가들에게 자신이 언제든 원하는 장소에서 여성들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려는 비뚤어진 행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