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협상가' 빌 리처드슨 "北선전에 활용될 것…산책, 식사 등 1대1로 만나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수차례 방북해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체제선전에 활용될 수 있으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진을 너무 많이 찍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김 위원장과 함께 산책이나 식사를 하는 등 1대1 회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이날 미 방송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내가 대통령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경고는 웃는 모습의 김 위원장과 너무 많은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것"이라며 "그들은 북한에서 이를 대대적인 선전 목적으로 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미 대통령과의 회담'이라는 중요한 양보를 얻어냈다"며 "그들은 평화조약과 체제보장을 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라면 북한이 핵프로그램 검증 작업과 사찰을 이행하고 핵 폐기 시간표를 제시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 위원장과 따로 만나 1대1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절대로 협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서는 상대와 협상을 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매우 목적의식이 분명하고 집요하다.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측면에서 협상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싱가포르의 시설이 그렇게 하기에 좋다고 본다. 그와 산책을 하거나 식사를 하면 된다. 1대1 회동이라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김 위원장에 대해 부친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전략적인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은 스파이 같았다. 그는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문을 끌어내기 위해 정치범을 석방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런 식은 아니다. 더 전략적이라고 본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부친이 원했던 해외 원조, 구호품보다는 민간영역의 지원을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