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에 단 한번의 기회" vs 김정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

[뉴스포커스]

단 570m 거리… 'CVID 합의'마지막 진통
비핵화 시한 명시등 오늘 1대1 회담서 결정

드디어 오늘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LA시간 11일 오후6시) 한반도 비핵화의 운명을 건 세기의 '핵 담판'이 이뤄진다. 중국을 제외하고 사실상 첫 국제외교에 나선 김정은, 북한 지도자 중국 외 다른 국가를 방문한 것은 1986년 김일성이 옛 소련을 방문한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김정은은 "조미 상봉(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출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북한에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만나면 1분 안에 알 수 있다.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 정상회담 합의문을 마무리하지 못한 북-미는 회담 하루 전날인 11일에도 의제 협상을 통해 막판 조율에 나섰다.

미국 성 김 주필리핀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싱가포르 실무 회담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합의문에 명시하느냐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한 소식통은 "비핵화 방식·단계를 놓고 조율 중인데,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회담을 이틀 앞두고 불과 570m 떨어진 호텔에 묵지만, 비핵화 입장은 완전히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결국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와 비핵화 시한을 명시하느냐는 오늘 두 정상의 담판에 달린 것이다.

현재로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과감한 결단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갈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북한 쪽에서 나오는 신호는 일단 긍정적이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있었던 김정은 위원장의 출국 소식을 전하면서 "당 및 정부 지도간부들은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조미 두 나라 사이의 첫 수뇌 상봉과 회담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시고 안녕히 돌아오시기를 축원했다"고 보도했다.

'훌륭한 성과'를 언급함으로써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에 진전된 합의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조미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북미관계 정상화를 앞세움으로써 적어도 이 문제에서 돌파구를 열어 앞으로 있을 비핵화 과정을 주민들에게 설득할 것임을 암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