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혼합복식 단일팀이 한국에서 치른 첫 공식 경기는 짜릿한 역전승으로 끝났다.
남측의 유은총(여자), 북측의 최일(남자)로 이뤄진 단일팀 혼합복식 조는 17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예선에서 스페인의 알바로 로블레스-갈리아 드보락 조에 세트스코어 3-2(8-11 11-9 8-11 11-9 13-11)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선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참가했다. 특히 장우진-차효심, 유은총-최일(이상 혼합복식), 이상수-박신혁(남자복식), 서효원-김송이(여자복식) 등 총 4개조가 단일팀으로 결성돼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날 경기장엔 '대전통일응원단'이란 이름으로 200여명이 밤 늦도록 응원전을 펼치며 단일팀에 힘을 실어줬다.
객관적인 전력은 오히려 스페인이 앞섰다. 단일팀에선 최일이 세계 154위, 유은총이 71위다. 스페인은 로블레스가 54위, 드보락이 87위. 게다가 유은총-최일 조는 급조된 팀이어서 함께 연습할 시간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첫 세트를 8-11로 내주면서 호흡을 맞춰본 단일팀의 기세는 빠르게 치솟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대화도 하고 작전도 짜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마지막 세트가 압권이었다. 10-10 듀스를 맞은 둘은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고 결국 13-11로 이겼다. 승리 뒤엔 서로 껴안으며 자축했다.
또 다른 단일팀 혼합복식 커플 장우진(남측·남자)-차효심(북측·여자) 조는 몽골 조가 기권하면서 16강에 자동 진출했다.

김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