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의병장 후손' 카자흐스탄 피겨 스타

'항일 의병장 후손'인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25)이 19일 괴한의 칼에 찔려 사망했다.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은 이날 "데니스 텐이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괴한의 칼에 찔려 병원에 후송됐지만, 결국 숨졌다"고 보도했다.

아구르탄벡 무하메디울리 문화체육부 장관은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 거리에서 데니스 텐이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는 범인 두 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칼에 찔렸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히고 텐이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텐과 난투극을 벌인 범인 2명을 수배하고 있다.

데니스 텐은 대한제국 항일 의병장인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로,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피겨스케이트 '국민 영웅'으로 사랑받았다. 2006년 12세의 나이로 카자흐스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고, 2008년 주니어 그랑프리 골든링크에서도 우승했다. 카자흐스탄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 스케이팅 연맹 주관 경기에서 메달을 딴 선수로도 기록을 남겼다.

데니스 텐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의 피겨 여왕으로 꼽히는 김연아와 같은 스포츠 스타였다. 그는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땄다. 데니스 텐은 김연아의 올림픽 은퇴 무대였던 소치 올림픽 갈라쇼에서 짝을 맡아 함께 연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