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호준 이상현 기자 = 북미 양측은 지난 주말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열고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등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14일 "그동안 미국과 북한은 실무적으로 지속적인 의사교환을 해왔다"며 "양측은 판문점 실무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번 주 중에도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추가로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양측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7월 6∼7일 방북 이후에도 중앙정보국(CIA)과 통일전선부 채널을 지속해서 가동하면서 의견을 교환해 왔으며, 이 채널을 통해 실무회담 개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미 간에는 채널이 생각보다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거의 매일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대화라는 것은 전화로도, 메시지로도, 이메일로도 이뤄질 수 있다. 대화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고 구체적 방식까지 언급했다.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회담이 시작됨에 따라 관계기관은 이번 주 내내 관광객들의 판문점 투어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북미 간 실무회담이 시작되면서 회담에서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에 진전을 이루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르면 이달 말 방북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폼페이오 장관 방북 직전에도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 회동을 가졌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미 양측이 앞으로 협상을 통해 타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달 내로 평양에 갈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이번 4차 방북을 통해 양측이 문제를 풀고 돌파구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가 8월 말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계획했다가 9월 안 정상회담으로 북한과 합의한 것도 이런 북미관계 변화에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미 양측이 교착국면을 이어가다가 전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함에 따라 그동안 양측이 팽팽히 맞서온 비핵화 추가조치와 종전선언 발표에서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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