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가능 연령 미국인중 절반 " 은퇴 자금 부족 걱정…소셜 연금 받기전까진 쉴수 없어"

[생·각·뉴·스]

수명 늘어나고, 은퇴 시기도 더 늦춰진 '100세 시대'
돈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휴직이나 안식년' 안될까
'녹초 인생' 만드는 장수 시대의 삶, 중간 휴식 필요

▣ 신세대 신사고

"은퇴는 더 이상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
은퇴의 삶을 시작하는 것을 기다리기 보단
오늘, 바로 지금 풍족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은퇴. 누구나 일생에 언젠가는 닥칠 일이다. 물론 은퇴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 대부분은 걱정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자신의 직장 경력에 대해 집착하고, 예금에 조바심을 내고, 그들이 은퇴할만큼 충분한 자금을 지니고 있지 못할 것을 두려워한다.

더 나이가 들거나 소셜 시큐리티 연금을 받기 전까진 단 1년 이라도 안식년은 상상할 수도 없다.

보스턴대 은퇴 연구 센터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일할 수 있는 연령의 미국인중 절반 가량이 그들이 은퇴할 무렵 충분한 소득을 갖지 못하는 수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7년전인 1989년 당시의 30%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누군가가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몇 달 또는 몇 년 휴가를 내고 세계 여행을 하며 즐겨라"고 조언한다면 대다수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비웃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면 안된다. 날이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는 수명 탓에 직장 생활이나 은퇴 시기도 한참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100세 시대:장수의 시대에 삶과 직장'이라는 책의 저자이면서 경제학 교수인 린다 그래톤은 "장수 시대의 삶은 우리를 녹초를 만들게된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왜 긴 인생의 중간에 휴식을 취하려 하지않는가?"라고 반문한다.

한창 직장 생활을 하던중 나이들어 은퇴하기 전에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 안식년-조기 은퇴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학계에서는 이미 흔한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1년 또는 수년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인생을 즐기기 위해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재정적인 문제 때문이다. 봉급도 많지 않고 모아둔 돈도 별로 없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은퇴하기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연봉이 보통 직장인들에 비해 크게 높은 테크놀로지 분야에서의 고속득 직장인들에게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다. 돈이 많지 않더라도 잘 만 계획하면 가능한 일 아닐까.
이런 가운데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둔 온라인 자산관리업체인 '웰스프론트'사는 고객들이 여행을 위해 직장을 장기간 떠날 수 있을지를 예측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론칭해 눈길을 끈다.

'웰스프론트'사의 고객인 30대의 카일 페리쉬 부부는 최근 15개월간의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들은 25개 국가 및 남극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을 방문했다. 그들은 여행지에서 친구를 사귀었고, 여행비 절감을 위해 슬로베니아 및 파타고니아 여행중엔 농장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가 세계 일주를 위해 쓴 비용은 4만 달러. 물론 다니던 직장은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카일씨는 "우리는 오직 한 번의 인생이 있을 뿐이다"며 "100세 시대에 은퇴를 기다리기엔 세월이 아깝다. 일을 멈추고 재충전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웰스프론트'사의 공동창업주인 댄 캘로씨는 특히 젊은 세대들의 경우'은퇴'에 대한 큰 변화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은퇴는 더 이상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은퇴의 삶을 시작하는 것을 기다리기 보다는 오늘 풍족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래서 묻는다. '100세 시대-왜 65세까지 기다리십니까? 지금이 쉴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