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추월 차 때문에 나는 살았으나
추월한 차는…한순간 떨어졌다"

최소 42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 제노바 모란디 다리 붕괴 사고는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우리 한국인들에겐 성수대교 참사를 연상케 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관련해 쏟아져 나온 수많은 사진 중에 다리가 끊긴 부분에 간신히 정지해 위태로운 모습으로 서있는 녹색 트럭이 눈에 띈다. 위치 상으로만 보더라도 이 트럭의 운전자가 목숨을 건진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운전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서 속도를 못 내고 있다가 한 승용차가 추월하기에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늦췄는데…갑자기 모든 게 흔들리더니 내 앞에 가던 승용차가 사라져버렸다. 구름에 삼켜진 것 같았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그는 "교탑이 무너지고 있었다"며 "바로 내 앞에 허공이 있는 것을 보고는 본능적으로 차를 후진시켜 지옥에서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이 녹색 트럭을 뒤따르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또 다른 트럭 운전자는 이 운전자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추월한 승용차 운전자는 사망했지만 그 추월한 자동차가 아니었다면 녹색 트럭 운전자는 물론이고, 나 또한 무너진 다리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짧은 것 처럼 보이지만 길다면 긴 우리 인생. 바쁘다고 앞만 보고 뛰어만 가기엔 아까운 삶이다. 한번 쯤 뒤를 돌아보기도 하고, 가끔은'인생 자동차'를 잠시 세운채 쉬어 보기도 하고…급할수록 천천히 가자. 누가 아는가 녹색 트럭 운전자 처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적이란 선물도 받게될지.

이번 이탈리아 다리 붕괴로 인한 사망자는 15일 현재 42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