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이상 강진만 3주새 4차례 발생…"한국인 피해는 없어"

(서울·자카르타=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인 롬복 섬에서 또다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졌다.

20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전날 오후 10시 56분께 롬복 섬 북동부 블란팅 지역에서 2.1㎞ 떨어진 곳에서 규모 6.9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USGS는 지진 발생 직후 규모를 7.2로 발표했다가 곧바로 6.9로 수정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이번 지진의 규모를 7.0으로 측정했다.

진원의 깊이는 25.6㎞였고,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동(東) 롬복에서 4명, 서(西) 롬복에서 1명이 각각 숨졌고, 이웃 숨바와 섬에서도 5명이 무너진 잔해에 깔려 숨졌다. 중상자는 24명"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같은날 정오께엔 같은 지점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일어나 심장마비 증상을 보인 주민 한 명을 포함해 두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재난당국은 19일 발생한 두 차례 지진으로 1천800여채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섬내 곳곳이 정전돼 피해 파악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수 있다.

롬복 섬 북부 지역에서는 19일 밤 이후 100여차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한국 교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금이 가 있던 건물과 담벽이 많이 무너졌다. 밤새 여진이 계속되는 바람에 두려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한국인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한국인의 인적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롬복 섬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규모 6.0이 넘는 강한 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섬 북부 린자니 화산 인근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해 17명이 숨지고 외국인 등산객 수백명이 산중에 고립됐다.

이달 5일에는 USGS 측정 결과 6.9, BMKG 관측 결과 7.0의 강한 지진이 일어나 최소 481명이 숨지고 7만2천여채의 가옥이 무너져 41만7천여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여진과 쓰나미에 대한 공포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소에 몸을 피한 채 상황이 안정되길 기다려 왔다.

하지만 3주 넘게 지진이 계속되면서 피해복구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롬복 섬 현지 주민은 "지진이 멈춰야 건물을 고치거나 새로 짓고 생업에 복귀할 수 있을텐데 흔들림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언제쯤 상황이 나아질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BNPB는 롬복 섬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 5조 루피아(약 3천850억원)로 추산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해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하다. 2004년에는 규모 9.1의 강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로 인도양 일대에서 약 23만 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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