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버클리 연구진, 몸치를 춤꾼으로 변신시키는 AI 영상조작 기술 개발
"영상 증거력"에 대한 신뢰 문제 더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구제불능의 `몸치'도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뛰어난 춤꾼으로 변신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연구진이 개발한 AI 프로그램 덕분에 적어도 영상에선 이것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26일(현지시간) 출판 전 논문을 수록하는 `아카이브'(arXiV)에 실린 연구팀의 논문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얼굴을 바꿔치기하는 정밀가짜(deepfake) 영상 기술에 이어 다른 사람의 춤동작을 읽어 그대로 다른 사람의 춤동작으로 옮기는 AI 영상기술이 머지않아 앱으로도 개발돼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영상 조작 기술은 우선 몸치의 춤동작을 찍은 뒤 이들 동작을 머리 부분은 원으로, 팔다리와 몸통은 직선으로 나타내는 봉선화 영상으로 바꾼다.

이어 춤꾼의 영상을 찾아 역시 봉선화 영상으로 만든 뒤 인공지능을 이용한 합성 기술로 몸치의 춤동작을 춤꾼의 동작으로 바꾸게 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봉선화로 나타낸 동작이 끊기거나 흔들리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하거나 새로 입힌 몸치의 몸 동작과 얼굴을 자연스럽게 일치시키려면 고도의 기술 작업이 필요하다.

이 AI 프로그램 자체의 한계도 있다. 가령 춤 출 때 흔들리는 헐거운 옷의 천 움직임까지는 정확하게 살려줄 수 없기 때문에 춤꾼은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어야 한다.

실제 AI로 복제된 춤 영상을 보면 몸치와 춤꾼의 동작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거나 손바닥을 뒤집는 것 같은 복잡한 동작은 재생하지 못하는 장면도 보인다.

더 버지는 그러나 지금까지는 여러 명으로 구성된 팀이 여러 날 작업해야 할 영상 조작을 이제는 AI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바로 해낼 수 있게 됐다며 "인상적인 기술"이라고 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음란 영상물에서 얼굴을 바꿔치기하는 등의 정밀가짜 영상이 등장한 데 이어 가짜와 진짜를 분간하기 어렵게 몸동작을 바꿔치기 할 수 있는 영상기술까지 등장함으로써 앞으로 "영상의 증거력에 대한 신뢰"가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