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전후로 워싱턴·평양 가능성도…스웨덴 등도 선택지 "의제협상과 연동"…1차 때처럼 상징성 고려 판문점 검토할 듯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가시권에 들어온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어디서 열릴지에 대해 추측이 무성하다. 6월 12일 1차 정상회담이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데 이어 두 번째 정상회담이 또다시 제3국에서 열릴지, 양국 수도에서 열릴지 지금으로선 미지수다.

단 하나 분명해 보이는 것은 북한은 평양 정상회담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방북했을 때 폼페이오 장관 수행단과 식사를 함께한 북측 관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경호 문제, 미국 대통령을 안방에 불러들임으로써 얻게 될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을 생각할 때 평양 개최를 주장할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미국 측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중립 성향의 제3국에서 회담을 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말이 들린다. 1차 회담을 개최한 싱가포르보다는 유럽국가를 '우선순위 옵션'으로 생각한다는 말도 나온다. 유럽이라면 1차 회담 후보지로도 거론됐던 스웨덴이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학창시절을 보낸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이 후보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가장 무난한 방안으로 보이지만 유럽 제3국의 경우 김 위원장의 이동 문제가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차 정상회담 때 중국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갔듯 이번에도 다른 나라 항공기를 타야 한다는 점이 북한으로선 부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을 포함한 미국 내 개최 옵션도 유효해 보인다. 만약 북미 간의 의제 논의가 급속도로 진전돼 11월 6일(현지시간)의 미국 중간선거(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등 선출) 이전에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일 경우 미국 측은 워싱턴 개최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신의 재선에 중대 고비가 될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일정을 접고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상당한 성과를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

판문점도 옵션의 하나가 될 수 있지만 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 검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솔깃'했다가 결국 채택하지 않은 카드라는 점에서 낙점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9일 "결국 장소는 두 정상이 합의할 내용과 연동되는 것"이라며 "워싱턴 또는 평양에서 개최한다면 한쪽이 의제 면에서 양보해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 센터장은 "합의할 내용이 완전히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담을 개최할 경우 중립국밖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스위스,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개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찾는 옵션이 가장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만약 평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다음날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나 종전선언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으로 내려와서 귀국길에 오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를 종단하는 상징적인 행보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