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올 해로 45회째를 맞은 LA한인축제. 750만 디아스포라 해외동포들 가운데 가장 많은 한인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 온 한인축제가 막다른 골목에서 갈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축제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들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LA한인축제재단은 이사들간 합종연횡을 통해 자신들의 진영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이사들을 제명함으로써 축제재단의 운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반목을 거듭해왔다. 이러한 이사들간 반목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10여명이 넘었던 이사진은 현재 4명으로 줄어들었다. 그야말로 단 4명이 수백만달러 규모의 축제재단을 끌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해엔 현 회장이 제명당했다 다시 복직되는 해프닝도 발생했고, 이사의 성추행 문제 등 각종 추잡한 루머의 근원지가 되면서 축제재단의 위상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만명의 인파가 모여드는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루겠다는 축제 재단의 공약은 처음부터 공염불이었다. 올 해 한인축제가 '총체적 실패'라는 지적에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그러면서 그 어느누구도 이사직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그 흔한'동반 사퇴'라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다는 표정들이다.

축제가 무려 45회째를 맞았지만 장터엔 한국의 농수산물 특산품 부스, 그리고 음식 부스 등에서 '특별한 만남'을 기대할 수 없었다. 매년 계속되는 제품들과 음식, 그리고 상품들의 진부한 나열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축제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타인종 및 타커뮤니티에 소개하고 소통하기 위한 '브릿지' 공간으로 턱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개선의 의지도 보이지 않았고, 변화의 시도는 철저히 외면됐다. 축제를 찾는 관람객들을 위한 무대 공연도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기획력 및 공연의 질적 수준을 기대할 수 없었다. 어느 누가 이런 축제에 오고 싶어하겠는가? '45년 전통의 한인축제'라는'자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LA한인축제는 이제 본질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올 해 축제를 진두지휘했던 지미 이 회장이 전격 사퇴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웠다. 그러나 리더십을 바꿨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경험있는 사무국 직원들은 축제가 끝나자마자 그만두고, '그사람이 그사람'인 이사 4명이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다시피하는 그런 시스템에서 과연 축제가 되살날 수 있을까?

불행한 일이지만 해답은 그들에게 달려있다. 아이디어도 없고, 실무 경험도 없고, 영어 소통도 제대로 않되고…그저 "이번엔 정말 잘할 것이다. 달라질 것이다"라는 각오는 소가 웃을 일이다.

그래도 하겠다면 잘 하는 사람을 영입해 '행사를 맡겨라'. 다른 전문인들의 '힘을 빌려라'. 축제재단에 대해선 언론도 더이상 할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