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중국' 피튀기는 무역전쟁한창인데…

[신풍속도]

"중국어 사용 필수 시대" 언어교육 열풍
값싼 돈주고 아이 돌보기와▶ 집안 일까지

트럼프 외손녀 애러벨라 중국어로'탄력'
업계 "57년간 이렇게 수요 높은 적 처음"


미국과 중국이 한창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 중산층 부모들 사이에서 중국인 보모를 통해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열풍이 불고 있다.

▶'오페어(au pair)'프로그램 이용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뉴욕의 가사도우미 공급업체 파빌리언을 인용해 중국어 할 수 있는 보모에 대한 수요가 지난 10여년 사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 업체 대표 세스 그린버그는 "57년 넘게 일하면서 중국어를 할 수 있는 보모 및 가정교사를 찾는 수요가 지금처럼 높았던 적이 없었다. 이는 주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모든 계층의 고객들로부터 그런 요구를 받고 있다. 그로 인해 공급이 달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LA에 살고 있는 리버트 알퍼트는 11살과 7살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그는 최근 아이들의 중국어 습득을 위해 중국인 유모를 고용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과 더 연결될 것"이라며 "자녀들이 이같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중국어는 필수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영어만 해 외국어 습득 능력이 결여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을 정도"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어를 할 수 있으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데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오페어(au pair)'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자식들의 중국어 교육을 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오페어는 외국 가정에 입주해 아이 돌보기 등의 집안일을 도와주고 약간의 보수를 받으며 현지 언어를 배우는 젊은 여성을 일컫는다. 중국 출신의 젊은 여성이 미국 가정에 입주해 영어를 배우고 입주 가정의 자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오페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여성은 18세에서 26세까지다.

▶美 중국어 몰입학교 265곳

중산층들은 주로 오페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상류층들은 직접 유모를 고용하는 형태로 자식들의 중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인 보모 열풍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 애러벨라의 중국어 실력이 화제가 되며 탄력을 받았다. 태어난 지 16개월 때부터 중국인 보모와 함께 성장한 애러벨라는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앞에서 중국 민요를 부르고 중국 아이들이 외우는 시를 외우며 화제가 됐다.

그밖에 재미 화교와 결혼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도 중국인 보모를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의 자녀, 영국 왕실의 조지 왕자 등도 중국어를 배우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선 또 교과 과목을 중국어로 직접 가르치는 '중국어 몰입학교'도 유행하고 있다. 중국어 몰입학교 학부모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어 몰입학교는 265곳으로 확인된다. 중국인 유모를 고용할 능력이 안되는 계층들은 자녀를 화교학교처럼 중국어만 쓰는 학교를 보내고 싶어 한다. 이에 따라 중국어만 쓰는 학교가 크게 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