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당당히 실력으로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일본 음악 방송 출연 취소라는 대형 악재를 맞닥뜨렸지만 일본 음악 차트에선 순항 중이고, 대규모 돔투어까지 막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은 13∼14일 도쿄돔에서 시작하는 38만 명 규모의 ‘러브 유어셀프’ 일본 돔투어를 위해 지난 10일 출국했다. 21일·23∼24일 오사카 교세라돔, 내년 1월 12∼13일 나고야돔, 2월 16∼17일 후쿠오카 야후오쿠돔에서 콘서트를 이어간다. 티켓은 발매 직후 일찌감치 매진됐다.

하지만 투어 시작 시점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9일 출연예정이던 일본 TV아사히 ‘뮤직 스테이션’은 전날 방송 출연 취소를 결정했는데 표면적으로 제시한 사유는 멤버 지민이 과거 입은 이른바 ‘광복’ 티셔츠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방탄소년단이 연말까지 일본 TV에 출연할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해외 여러 매체는 방송 취소 사유가 된 멤버 지민의 티셔츠가 논란이 된 것은 양국의 오래된 정치·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이 일본 극우 매체와 혐한 세력의 표적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그동안 일본 내 한류 붐은 정치적인 요인의 외부 영향을 크게 받았다. 드라마가 견인한 1차 한류에 이어 동방신기와 빅뱅, 소녀시대와 카라 등이 일군 2차 한류는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각되며 부침을 겪었다. 일본 방송에서 한국 가수의 출연 모습을 볼 수 없었고, 그때마다 혐한의 목소리도 커졌다. 지난해 트와이스가 출연할 때까지 매년 12월 31일 방송되는 NHK ‘홍백가합전’에는 5년 동안 한국 가수가 명단에서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가요 전문가는 “현재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기세는 일본 방송국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일본내 주요 팬층 중에 극우적인 생각을 지닌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일본 젊은이들은 문화에 접근할 때 역사나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방송국이나 극우 세력과 팬들의 온도는 분명 다르다. 그런 점이 방탄소년단의 이번 돔투어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또 “일본 음악 시장의 양대 축은 음반과 공연이다. 방송도 중요하지만 큰 축이라고 볼 수 없고, 방송에 따라 방탄소년단의 일본 입지가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지난 7일 일본에서 낸 아홉 번째 싱글 ‘페이크 러브/에어플레인 파트.2’(FAKE LOVE/Airplane pt.2)를 발표했다. 13일 발표된 일본 오리콘 주간 싱글 차트(11/5~11/11)에 따르면 이 곡은 주간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은 해외 아티스트로서는 처음으로 오리콘 차트에서 발매 첫 주 ‘40만 포인트’를 돌파했다. 또, 데일리 싱글 차트에서 발매 첫날 1위에 등극, 6일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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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