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값에 해당하는 1790만 달러는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구단의 퀄리파잉오퍼(QO)를 받아들여 LA 다저스에서 1년 더 뛰게 된 류현진(31) 얘기다.
MLB닷컴은 12일 '류현진이 QO제의를 받은 7명 중 유일하게 수락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 QO 제도가 생긴 뒤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인 6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연봉 1790만 달러는 역대 한국인 빅리거 투수 중 최고액이다. 종전에는 2006년 샌디에고에서 뛴 박찬호가 텍사스로부터 받은 1550만 달러였다.
지난 2013년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 달러에 계약한 류현진은 올해 783만 달러를 받았다. 올 시즌 15경기에서 82.1이닝을 던져 7승 3패 방어율 1.97을 기록했고 빅리그 통산 97경기에서 557.2이닝을 소화하며 40승 28패 방어율 3.20으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2015년 어깨 수술, 올해 내전근 손상 등 두 차례 큰 부상 탓에 재활시간도 많았지만 후반기에는 안정감있는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으로 '빅게임 피처'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류현진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해 안정적으로 다년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다저스에 잔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메이저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이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다저스는 6년 연속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커쇼와 3년 연장 계약에 합의해 사실상 선발진은 누수가 거의 없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할만한 강력한 후보다.
두 번째는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다. 올해 부상 때문에 15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던 류현진이 건강에 자신이 없었다면 안정적으로 다년 계약을 보장하는 팀을 찾았을 가능성이 크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면 FA 재수를 통해 대박을 노려볼 수 있다.
한편, 류현진을 제외하고 패트릭 코빈, 댈러스 카이클, 크렉 킴브렐, A.J 폴락, 야스마니 그랜달, 브라이스 하퍼 6명은 모두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

장강훈기자 <관계기자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