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 '인사이트호'무사 착륙'…]

206일 긴여정 끝 낭보…화성 대기권 진입 '공포의 7분'극복
1976년 7월 최초 바이킹 1호 이후 美 아홉 번 착륙 모두 성공
과거엔 표면과 생명 흔적 찾기, 이젠 행성 핵 내부 조사 활동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6일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무사히 착륙했다.

인류의 화성 탐사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인사이트호는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54분께 화성 안착의 낭보를 알려왔다.

이 시간은 인사이트호가 화성에서 지구까지 송신하는 데 걸리는 8.1분도 포함돼 있다. 즉 인사이트호는 착륙을 지구에 알리기 약 8분 전에 이미 화성에 착륙했다는 의미다.

지난 5월 5일 발사돼 206일간의 긴 여정 끝에 4억8천만㎞를 날아 최종 목적지에 다다른 것이다.

화성의 대기권은 지구의 1%밖에 안 돼 마찰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는 것이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과정은 '위험한 착륙', '공포의 7분'으로 불린다.

인사이트호가 비행 추진체를 분리하고 열 방패와 상부 덮개로 된 '에어로셸'로 된 진입체만으로 대기권에 진입후 착륙까지는 약 6분 30초가 걸린다.

주류 언론들은 시간당 1만2천300마일(1만9천794㎞) 속력으로 달리던 인사이트호가 화성 지표면으로부터 80마일(128㎞) 화성 대기권으로 진입한 뒤 낙하산과 하강(역추진) 엔진을 가동해 하강 속도를 거의 '제로(0)'에 가깝게 줄여 무사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화성탐사선이 주로 화성 지표면과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주력했다면 이번 인사이트호는 앞으로 2년간 화성의 '속살'을 탐사한다.

인사이트라는 이름도 이런 탐사 활동을 나타내는 '지진조사, 측지,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영문 앞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지 않고 엘리시움 평원의 착륙지에서만 탐사 활동을 펴기 때문에 2012년 화성에 착륙했던 '큐리오시티(Curiosity)'를 비롯한 다른 로버들과 달리 바퀴도 장착되지 않았다.

인사이트호는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게 된다. 이 지진계는 화성에 있을지 모를 지진을 측정하고, 미세한 흔들림(wobble)을 계산해 행성 핵에 관한 단서를 얻게 된다. 또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들어 가는 못에 열 감지기를 달아 행성 내부온도를 측정한다.

인사이트호는 지진계와 열 감지기를 통해 지구에서의 지진과 같은 흔들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화성의 지각이 얼마나 두꺼운지, 화성 중심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열이 방출되는지 등의 탐사 작업을 하게 된다.

NASA는 인사이트호를 통해 화성의 속살을 들여다봄으로써 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에 걸친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호는 1976년 7월 인류 최초의 화성 착륙선인 바이킹 1호(Viking 1) 이후 NASA의 아홉 번째 화성 착륙 시도였으며 한 번의 실패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성공했다.